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도전한다. 한 회장은 14일 서울 남대문로 신한은행에서 열린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불참하는 것으로 회장 연임 의사를 밝혔다. 통상적으로 현직 회장이 연임의사를 밝혀 회장 후보가 될 경우 회의석상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명한 것. 한 회장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일원이지만 스스로 회장 후보가 됨에 따라 추천위원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사내이사인 한동우 회장과 사외이사인 김기영(회추위원장), 권태은, 남궁훈, 고부인, 필립 아기니에 등 총 6명이다. 한 회장이 빠지면서 5명의 사외이사가 차기 회장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23일까지지만 회추위 규정 등에 따라 늦어도 다음달 중하순 이전까지는 회장 후보가 단수로 확정될 예정이다. 김기영 회추위원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선임 절차(프로세스) 등을 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후보군은 현직 신한지주 회장 등 계열사 CEO, 퇴임 뒤 2년 내의 신한지주(또는 계열사) 전직 CEO, 퇴임 후 2년이 지난 CEO군, 헤드헌트 등을 통해 구해진 전문가·명망가군 등 4개 집단으로 나뉘어지고 현직 회장을 제외하고는 회추위원들의 추천을 통해 회장 후보군에 포함되게 된다.
하지만 한동우 회장 연임을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찮다. 금융권 안팎에선 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해 왔지만 현역에서 물러난 신한금융 전직 고위인사들이 한 회장의 연임을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기류도 포착됐다. 신한금융 퇴직 임직원 모임인 `신한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은 최근 성명을 통해 “한 회장이 다시 추천되면 라응찬 전 회장의 어두운 그림자가 덧씌워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한 회장을 위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한 회장 재임 초기인 2011년 5월에 만들어진 회추위 규정을 문제 삼았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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