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다섯 번째 도전이다.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제4이동통신 도전장을 또다시 내밀었다.
KMI가 14일 미래창조과학부에 기간통신사업 허가 신청서를 내고 준비현황을 공개했다. 시 분할LTE(LTE-TDD)란 새 카드를 들고 나왔다. 개인별로는 60%, 가계로는 30% 이상 통신요금을 낮추는 파격적인 사업계획도 발표했다. 더 저렴한 요금을 찾는 소비자 기대가 고조됐다.
문제는 제4이통 사업 전망에 대한 회의론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처럼 좁은 시장에서 이통사업자가 넷이나 필요하냐는 의문도 계속 따라다닌다. KMI가 아무리 잘 해도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현실론도 있다. 제4이통 도전이 이런 관측을 불식시키면서 성공해야 하는 것은 우리 통신 산업이 가라앉을 대로 가라않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시점이다.
KMI는 네 번의 실패를 거울삼아 지난 9개월간 착실히 준비해 왔다. 8530억 원의 자본금에 기업 주주 234곳과 개인 투자자 300명을 확보했다. 자본금 규모를 이전보다 더 늘렸다. 번번히 재무건전성이란 벽을 넘지 못한 만큼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인다.
초기 이익을 내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막대한 투자비를 집행해야 하는 게 통신사업의 속성이다. 이를 감안하면 KMI 자본금 규모가 재무건전성 우려를 확실히 해소할 정도는 아직 아니다. 또다시 여기에서 발목이 잡힐 가능성도 있다. 실현 가능한 추가 자본 조달 계획을 확실히 제시해야 사업권 획득에 한걸음 나아갈 수 있다.
새 통신사업자가 등장하면 산업 전체가 활성화한다. 장비 업체는 물론이고 솔루션, 콘텐츠까지 다양한 후방산업에 활력을 준다. 통신사업자간 경쟁을 통해 소비자 편익도 커진다. 정부가 그간 제4이통 사업 신청이 들어올 때마다 긍정적으로 검토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통신사업자 투자가 줄어 경영난에 허덕이는 후방업체들의 제4이통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를 헛된 꿈으로 만들어선 곤란하다. KMI 앞엔 그간 준비해온 것 이상 더 노력해 사업권을 따야 하는 책무가 놓였다.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