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가 18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지난 12일 사퇴한 이석채 전 KT 회장의 후임을 정하는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CEO추천위원회 내 사내이사 몫인 한 자리를 놓고 이사회가 고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표현명 현 CEO 직무대행 사장(T&C부문장)과 김일영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 가운데 한 명으로 정해질 예정이지만 누가 선정될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만큼 표 사장이 CEO 직무대행과 함께 추천위원으로도 선정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18일 오전 서울 서초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CEO추천위원회 구성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이번 주 내로 CEO추천위원회가 발족할 전망이다. 관건은 정관상의 CEO추천위원회 구성인 사외이사 7인 전원과 사내이사 1인 중, 누가 사내이사 1인으로 참여하는지다. 이 전 회장의 사퇴로 현재 KT의 사내이사는 표 사장과 김 사장 두 명이다.
이사회 한 관계자는 “총 세 명이 있던 사내이사진에서 한 명은 퇴임, 다른 한 명은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 있고, 남은 한 명은 CEO 직무대행을 맡고 있어 이사회에서도 고민이 많다”며 “CEO추천위원회 구성에 대한 정관은 주주총회 의결 사항이라 수정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 사장이 아닌 CEO 직무대행을 맡은 표 사장이 참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김 사장이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 외에도, 표 사장이 30년 동안 KT에 근무해 온 `정통 KT맨`으로 차기 CEO를 추천하는 데 필요한 식견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경우 표 사장은 차기 CEO 후보군에서 자동적으로 제외된다. KT 정관에는 CEO추천위원회 위원은 CEO 후보로 추천될 수 없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새 CEO의 선정 방식도 이날 이사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KT CEO는 CEO 추천위원회가 위원장을 제외한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고,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의해 결정한다. 이사회는 공모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 방식은 비교적 절차 투명성은 담보할 수 있지만 최종 낙점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최종 추천까지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경영 공백을 최소화해야 하는 KT로서는 부담스러운 방식이다. 반면에 공모가 아닌 경우 헤드헌팅 기업 등을 통한 인재 풀(pool)을 구성, 논의를 거쳐 신속한 후보 추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밀실 추천`이라는 비판을 받을 염려도 있다.
이 때문에 KT 이사회는 `단기간 공모` 등 다양한 방식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08년 공모 접수 기간이 열흘이었는데, 이보다 더 짧은 기간의 공모 방식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주일 정도로 공모기간을 줄이고, 심사와 면접도 앞당겨 실시하는 방안이다.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던 후보들이 대거 공모에 응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