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최환진]<15>오디오판 유튜브 `사운드클라우드`

사운드클라우드는 음악과 팟캐스트, 강연 등 모든 음원이 모이는 플랫폼이다. 전문가 음원은 물론이고 일반인이 자신의 콘텐츠를 올리는 `오디오 유튜브`라고 생각하면 쉽다. 스포티파이 같은 인기 스트리밍 서비스에 소셜 기능을 더했다. 서비스가 첫 선을 보인 2007년에는 음악 커뮤니티로 출발한 마이스페이스에 밀렸지만 확고한 정체성을 확립하며 유력 오디오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현재까지 누적 방문자 2억5000만명으로, 매달 150만 명의 이용자가 새로 들어온다.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최환진]<15>오디오판 유튜브 `사운드클라우드`

다양한 음원을 올리고 공유하고 감상하는 사운드클라우드.<사운드클라우드 홈페이지 자료>
다양한 음원을 올리고 공유하고 감상하는 사운드클라우드.<사운드클라우드 홈페이지 자료>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최환진]<15>오디오판 유튜브 `사운드클라우드`

-정진욱(글로벌뉴스부 기자)=서비스를 좀 더 설명해 달라.

▲최환진(이그나잇스파크 대표)=자신이 만든 음원을 업로드하고 친구와 공유하는 서비스다. 많은 사람이 만든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플레이리스트로 편집한다. 자신만의 음악 앨범을 만드는 재미가 있다. 리스트는 친구와 공유할 수 있어 좋아하는 음악을 전파하고 같은 음악 취향을 가진 사람을 발견한다. 좋은 음원을 올리는 사람을 팔로우하고 콘텐츠를 페이스북 등에 쉽게 옮길 수도 있다. 아마추어 아티스트는 자신이 올린 노래가 판매로 이어지면 수익도 얻는다.

-정진욱=서비스를 추천하는 이유는.

▲최환진=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대중과 공유하려는 욕구는 유튜브가 증명했다. 음원도 동영상과 마찬가지다. 현재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전문가 콘텐츠만 제공한다. 생산자는 기업에 라이선스를 팔고 유통 성과에 따른 이익을 얻는다. 사운드클라우드는 개인이 좀 더 다이내믹하게 움직인다. 개인 페이지가 곧 방송국이다. 자신의 방송국을 열고 음악을 공유한다. 사용자가 자신의 콘텐츠를 적극 세일즈 한다. 다양한 사람이 음원을 올리는 만큼 독특한 콘텐츠가 모인다. 콘텐츠 다양성 측면에서 경쟁력 있다.

-정진욱=프로의 음악이 아닌 아마추어의 음악을 듣는 게 매력 있을까. 판도라나 스포티파이처럼 프로 아티스트 음악을 제공하는 서비스 대비 강점은.

▲최환진=사운드클라우드에서도 프로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가수도 이 서비스에서 자신의 음악을 홍보한다. 노래 일부를 올리고 아이튠스 연결로 구매를 유도한다. 사운드클라우드가 일반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른 건 그 자체로 인프라가 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데 머물지 않고 자신의 음악을 올리고 관리하고 공유하고 홍보한다. 플레이리스트를 기반으로 좋은 음악과 비슷한 음악 취향을 가진 이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무엇보다 음악 이외의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강의, 팟캐스트, 낭독 등 다른 서비스에선 볼 수 없는 다양한 콘텐츠는 분명한 강점이다.

-정진욱=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최환진=기본적으로 유료 서비스다. 유효 기간 1년에 4시간 이용은 39달러, 무제한은 130달러다. 향후 광고 유치도 검토하고 있다.

-정진욱=서비스 초반 마이스페이스에 밀렸다. 마이스페이스는 의미 없는 서비스로 전락했고 사운드클라우드는 성장했다. 이유는.

▲최환진=차이는 서비스 정체성에 대한 철학이다. 초기 음악 커뮤니티로 출발한 마이스페이스는 서비스가 커지자 플랫폼 비즈니스 도약을 꿈꿨다. 트래픽을 늘리기 위해 음악을 넘어 사진·동영상으로 영역을 넓혔지만 어느 곳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인맥관리는 페이스북, 동영상은 유튜브, 음악은 스포티파이, 사진은 인스타그램 등으로 세분화된 현재를 고려하면 마이스페이스가 지나친 욕심을 부린 셈이다. 사운드클라우드는 정체성을 지키며 꾸준히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음악을 기반으로 친구를 만나고 자신의 콘텐츠를 공유하는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며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정진욱=창작물 중심인 서비스다. 국내에도 시장이 있을까.

▲최환진=창작물을 알리고 공유하려는 욕구는 어디에나 있다. 개인이 만든 음원이 경쟁력이 있는 건 팟캐스트 시장이 증명했다. 국내에선 개인이 음원을 만들어도 유통할 곳이 부족하다. 사운드클라우드는 개인이 창작물을 올리고, 유통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로 충분히 의미 있다. 미국은 음원을 거쳐 영상 UCC 시대로 진입했다. 한국은 음원을 건너뛰고 유튜브 시대를 맞았다. 음원은 유튜브 같은 콘텐츠 저장·배포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이다. 적당한 서비스가 있다면 국내에도 음원 콘텐츠 제작 열풍이 불 것이다. 요즘 인기인 오디션 프로에도 사용될 수 있다. 음원 업로드로 쉽게 응모하고 심사한다.

-정진욱=국내에서도 유튜브가 인기지만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나마 올리는 것도 지상파 방송 짜깁기다.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을까.

▲최환진=동영상보다 음원 콘텐츠 제작이 훨씬 쉽다. 지상파 방송처럼 짜깁기할 대상도 없다. 콘텐츠는 음악만이 아니다. 강의, 토론, 팟캐스트 등 다양하다. 장비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된다. 세이클럽 등 커뮤니티에서 개인 라디오 방송을 하는 사람도 많다. 다양한 콘텐츠 확보가 가능하다.

-정진욱=사운드클라우드 같은 서비스가 국내에서 성공하려면 주의할 점은.

▲최환진=초기에 비즈니스모델을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 유료 가입자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용자 특성 상 B2C는 힘들다. B2B 시장을 먼저 공략한다. 학교·학원이 음원 강의를 올리는 플랫폼으로 사용하게 한다. 개인은 충분한 경험을 쌓을 때까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안정적 콘텐츠 공급자 확보도 중요하다. 유명 팟캐스트 제작자나 인디밴드를 서비스로 유인해 들을 만한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해야 한다. 잘 나가는 스타가 있으면 더욱 좋다. 인적구성에도 신경 써야 한다. 뛰어난 기술력은 기본이다. 음악에 대한 이해가 높은 사람, 유력 콘텐츠 공급자를 데려올 영업력 있는 인재도 필요하다.

-정진욱=사운드클라우드의 성장 가능성은.

▲최환진=수익 모델을 다변화하며 계속 성장할 거다. 광고는 물론 라이브 실황 중계도 가능하다. 미국에서 열리는 레이디가가 콘서트를 실시간 중계한다. 현장에 가지 못한 사람은 집에서 편하게 공연을 감상한다. 페이스북 등 트래픽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의 인수 타깃이기도 하다. 많은 트래픽이 몰리는 음악 서비스는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다.

-정진욱=사운드클라우드 같은 팀이 있다면 투자 의향은.

▲최환진=서비스 우수하고 인적 구성이 훌륭하다면 70% 이상이다.

-정진욱=사운드클라우드 성공에서 배울 점은.

▲최환진=누구나 예술가가 되는 시대다. 콘텐츠를 유통할 적절한 채널을 만들어주면 성공할 수 있다.

최환진 대표가 평가한 사운드클라우드

사운드클라우드 현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