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실험처럼 탄생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19일 미국 의회 청문회의 조명을 받으면서 몸값과 인지도가 치솟았다. 일본 도쿄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곡스(Mt.Gox)에서 비트코인 가치는 18일 자정 527달러에서 19일 새벽 3시 기준 798달러로 51%가 올랐다.
세계 최대 중앙은행 수장인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장래성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벤 버냉키 연준의장은 18일부터 이틀간 비트코인 관련 첫 청문회를 여는 미 상원 국토안보 정부 위원회에 보낸 편지에서 “자금세탁 등 위험성이 존재하지만 비트코인이 장기적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도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이 미 제도권에 안정적으로 편입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이번 청문회는 비트코인을 받고 마약과 총기류 등을 팔던 온라인 장터 `실크로드`가 지난달 적발되면서 비트코인의 공과(功過)를 따져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미 정계에서는 비트코인이 이미 많이 쓰이는 디지털 화폐인 만큼 장려해야 한다는 찬성론과 불법거래의 도구로 당장 `규제 철퇴`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맞섰다.
비트코인 가격은 작년 말 13.5달러에서 19일 800달러대로 무려 59배나 올랐다. 1000달러 돌파도 시간문제란 전망이 나온다. 대박을 노리는 투자가 사이에서 새 기대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비트코인에 거품이 심하다는 우려도 높다. 투기성 자본이 과열을 부채질해 가격 급락과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안문제는 고질적 골칫거리다. 이달 초 비트코인 관리 사이트인 `인풋스닷아이오`는 두 차례 해킹을 당해 코인 4100개를 도둑맞았다. 비트코인이 마약거래, 온라인 카지노, 테러 등에 이용될 수 있어 `규제 폭탄`을 맞을 가능성도 높다. 미 금융당국은 자금세탁 위험성이 크다면서 가상화폐 업체에 대해 올해 3월 거래정보 보관을 철저히 하라는 권고안을 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