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인치 아이패드 나오면 맥북에어 운명은?

13인치 아이패드 나오면 맥북에어 운명은?

12인치 이상 대화면 아이패드 제품 소식이 계속 전해지면서 한 가지 재미있는 주장이 제기됐다. 12.9인치 아이패드 신제품이 기존 보급형 맥북에어를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두 제품의 사용자 및 활용 분야가 중첩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각) 폰아레나는 “이달 초 애플의 생산협력사인 폭스콘이 이미 12.9인치 아이패드 생산에 이미 착수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운을 뗐다. 소문대로 12.9인치 아이패드 신제품(가칭 아이패드 맥시)이 나올 경우 맥북에어와의 경계선이 모호해질 것이라는 게 폰아레나의 주장이다.

우선 아이패드 맥시(가칭)가 12.9인치로 구현된다면 지금의 아이패드 에어처럼 휴대하고 다니기는 어렵다. 별매 케이스로 감싼다고 하더라도 휴대하기 쉽지 않고 무엇보다 13인치에 가까운 대화면 아이패드를 터치로만 사용하도록 하진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MS 서비스 태블릿처럼 키보드 커버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이 5세대 아이패드에어에서 키보드 커버를 제공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실현되진 않았고, 13인치 대화면 아이패드를 내놓는다면 키보드 커버 발표도 필수다.

또 이처럼 키보드 커버와 대화면이 제공되는 아이패드는 활용처가 사뭇 달라질 수 있다. 지금은 노트북보다 약식이면서 휴대성에 중점을 두고 사용된다. 인터넷 서핑, 터치 차원에서 조작 가능한 앱과 게임, 방송 스트리밍이나 콘텐츠 보기 등이다.

하지만 12.9인치, 키보드 커버 등이 제공되는 아이패드 맥시라면 자유로운 키보드 입력과 더 적극적인 상호작용에 힘입어 노트북 시장으로 더욱 치고 들어올 수 있다. 즉 아이패드 맥시는 단지 태블릿PC가 아니라 태블릿/노트북 하이브리드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게 폰아레나의 주장이다.

태블릿/노트북 하이브리드 제품은 MS 윈도나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노트북, 태블릿PC 제조사들이 오랫동안 지향해온 시장이지만, 그리 썩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패드에서 하이브리드 방식을 제공한다면 애플과 아이패드의 영향력으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나아가 태블릿PC로 인한 노트북 시장 성장의 둔화세는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애플과 MS의 태블릿PC 전략 차이 중 하나는 OS에 대한 관점이다. 애플은 태블릿PC를 모바일 기기로 보고 있어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iOS를 사용한다. 노트북과 데스크톱 맥에서는 맥OS X를 제공한다.

MS는 스마트폰에 대해선 윈도폰, 태블릿PC와 노트북에 대해서는 윈도를 제공한다(태블릿 아키텍처와 탑재 프로세서에 따라 윈도RT와 윈도로 구분). 구글은 애플과 유사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대해선 안드로이드를, 노트북에 대해서는 크롬OS를 제공하고 있다.

13인치 아이패드 나오면 맥북에어 운명은?

아이패드가 기존 노트북의 강점을 결합하게 될 경우 관건은 생산성 소프트웨어(앱)가 쥐고 있다. 아이패드는 엔터테인먼트용, 교육용, 생활편의용으로 충분히 잘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대화면, 키보드 입력의 아이패드 맥시라면 비즈니스 사용자들의 생산성 소프트웨어가 키를 쥐고 있다.

폰아레나는 애플이 아이패드 맥시와 iOS용 생산성 앱으로 보급형 맥북에어 자리를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월 아이패드에어, 맥북 제품들을 발표할 때 팀 쿡 애플 CEO를 포함해 애플 경영진들은 무료 운용체계(매버릭), 무료 앱 전략을 내세웠다. 현재 아이워크, 아이라이프 등 생산성 소프트웨어가 제공되고 있다. 또 MS가 아이패드용 오피스 스위트 제공에 박차를 가한다는 소문이 있고 구글의 iOS용 구글 드라이브도 지원되고 있다. 아이패드가 지금보다 더 업무 사용자 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반이 속속 마련되고 있다.

폰아레나는 “9.7인치 아이패드와 11인치 보급형 맥북에어의 기능상 간극은 실제 활용 현장에서는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맥북프로나 맥프로 등 고성능 제품 및 전문가들을 위한 맥OS X는 여전히 시장이 존재하지만 일반적인 맥북에어 사용자 대부분은 아이패드와 사용 환경이 거의 중첩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애플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단순명료, 신속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품라인을 항상 단순화해 왔다. 신제품이 나오면 구형 기종들을 빠르게 단종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도 아이패드와 노트북을 두고 고민하는 사용자들이 많은데, 노트북에 더 가까워진 하이브리드형 아이패드라면 애플 소비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형 아이패드가 발표될 경우 몇 가지 고려해볼 사항이 있다. 우선 장점으로는 3G/4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것이다. 인터넷이 지원되지 않는 지역에서 스마트폰의 테더링을 이용하는 노트북보다는 편리해진다. 하지만 USB 포트나 마이크로SD 슬롯 지원 등을 충족시켜야 한다. 폰아레나는 13인치에 가까운 외형이라면 충분히 새로운 폼팩터를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무엇보다 이런 사양을 만족시키고 얼마에 발표되느냐 하는 가격이 관건이다. 현재 맥북에어 11인치 128GB 스토리지 장착 모델은 999달러부터, 13인치 맥북에어는 1099달러부터 시작된다. 스토리지를 추가하면 200달러씩 상승한다. 아이패드는 128GB 스토리지 장착 와이파이 전용 모델이 799달러, LTE 지원 모델이 929달러이며 용량이 추가되면 100달러씩 상승한다. 대화면+키보드 커버의 아이패드 맥시는 타입 커버가 제공되는 MS 서피스2나 레노버 아이패드 요가13과 엇비슷한 가격대에 나올 수 있다.

한편 12인치 이상 크기의 대화면 아이패드 소식은 오랫동안 꾸준히 회자되었으나 5월 이후 등장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폭스콘이 12.9인치 아이패드 생산에 이미 돌입했다는 일본 매체의 주장, 또 애플 단말기용 한국의 디스플레이 생산 협력사들이 12.9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 생산에 착수했다는 국내 언론의 기사가 전해지면서 내년 3~4월경 대화면 아이패드가 발표될 것이라는 설익은 기대가 강해지고 있다.

게다가 팀 쿡 애플 CEO가 10월 아이패드에어 발표 당시 “2014년에는 전혀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하이브리드 아이패드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가장 확실한 새 카테고리의 제품은 스마트와치인 아이와치일 것으로 보인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