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만에 왜?`
지난 8월29일 삼성 청소기(모션싱크)에 대해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다이슨이 삼성전자가 대응에 나선지 1개월도 안 돼 소송 진행 중단결정을 내려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허업계에서는 다이슨이라는 회사 브랜드를 고려할 때 이례적인 조치로 본다.
<다이슨과 삼성전자 청소기 특허소송 경과>
다이슨은 이달 11일 영국법원에 소송 진행 자진중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14일 삼성전자가 특허 비침해 및 특허무효주장 반소 제출한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서 내린 결정이다. 특히 지난달 29일 국내 청소기 출시행사에서 특허 승소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던 것에도 반한다. 당시 다이슨 관계자는 “자신이 없으면 돈과 시간을 낭비하겠느냐”고 밝혔다.
특허업계에선 이번 결정이 다이슨의 승소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가 공세적으로 대처하자 중단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민승욱 아이피큐브파트너스 대표는 “특허 소송을 하다보면 피소송업체의 초기 대응으로 앞으로의 소송 전개 방향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강하게 대응하고 주장이 충분히 논리적이자 중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처음 소송 결정을 내렸을 당시만해도 상당한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작 삼성 자료를 보니 쉽지 않다는 판단이 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이슨의 특허는 본체와 바퀴가 따로 움직이게 해 이동성을 높인 반면, 삼성전자 특허는 경주용 휠체어에서 착안해 자체 기구로 본체와 바퀴가 각각 움직이는 형태다. 이 때문에 두 제품 움직임을 비교해 보면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다이슨 제품은 머리부분이 움직이면서 방향을 전환하지만 삼성전자 제품은 후반부의 바퀴 부분이 좌우로 뒤틀리면서 방향을 바꾼다.
이번 결정이 앞으로 글로벌 특허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조차 특허괴물(Patent Troll)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확대되는 상황이어서 기업들이 특허소송에 신중을 기할 것이란 반응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다이슨의 자진중지 신청과 무관하게 소송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추락 등 피해 규모를 파악해 필요하면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다이슨 결정과 관련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이 아닌 불필요한 소송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통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다이슨과 삼성전자 청소기 특허소송 경과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