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 1000조 시대

올해 가계 부채가 10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말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은 991조7376억원으로 6월말(979조6474억원)보다 12조902억원(1.2%)이 증가했다. 지난해 9월말(940조7456억원)과 비교하면 51조원(5.4%) 증가했다.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은 937조913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1조6060억원 늘어났다. 전분기 가계대출이 17조580억원 증가한 것에 비해선 증가폭이 다소 감소했다. 6월말 취득세 감면이 종료되면서 주택거래가 감소한 탓에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둔화된 데다 휴가철 및 추석명절 상여금이 지급되면서 생계형 대출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9월말 409조160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조1497억원 늘어났다. 다만 주택금융공사나 국민주택금융을 통해 대출하는 주택담보대출(기타금융기관)까지 합하면 9월말 481조9000억원으로 5조30000억원 증가했다. 전분기 7조5000억원가량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증가폭이 둔화된 셈이다. 기타대출은 262조9000억원으로 3조5000억원이 늘어났지만 전분기 7조8000억원이 증가한 것에 비해선 절반가량 증가폭이 감소했다.

하지만 올 들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된 가계대출은 27조9000억원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24조6000억원)보다 늘었다. 기관 별로 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472조7000억원, 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199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각각 2조1000억원, 3조6000억원 증가했다. 한국장학재단의 가을학기 학자금 대출 등으로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265조8000억원으로 6조원가량 늘었다. 상대적으로 관리가 소홀한 제2금융권이나 기타금융기관의 대출도 늘었다.

가계신용 중 신용카드 할부 등 판매신용은 9월말 53조8000억원으로 휴가철과 추석연휴 탓에 5000억원이 증가하면서 올 들어 처음 증가세로 전환됐다. 그러나 내수시장 위축과 가계부채 부담으로 소비가 둔화됐던 탓에 3분기까지 누적된 판매신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조원 감소했다.

가계부채는 4분기에 급증하는 경향을 보여왔던 만큼 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4분기엔 이사철과 연말 자동차 판매 등 판촉행사 증가로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5년간 4분기 평균 가계부채 증가액이 21조4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올 가계부채는 1000억원을 쉽게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