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인터넷 기업 메일닷루 보안 앞세워 美 시장에 출사표

러시아 최대 인터넷 기업이 미국으로 손을 뻗었다. 국가 기관의 개인정보 정보수집 논란이 불거진 미국에서 서버가 국외에 있는 서비스로 빈틈을 공략할 계획이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감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의문도 제기됐다.

러시아 최대 인터넷 기업 메일닷루 보안 앞세워 美 시장에 출사표

21일 파이낸셜타임스는 러시아 `메일닷루(Mail.ru)` 그룹이 미국에서 마이닷컴(My.com) 브랜드의 메일·메신저·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안드로이드OS·iOS 기반의 모바일 서비스를 집중 펼칠 계획으로 마이메일(MyMail), 마이챗(MyChat), 마이게임스(MyGames)로 서비스된다.

드미트리 그리신 메일루 최고경영자(CEO)는 “실리콘밸리 기업이 세계를 점령하기 전에 더 많은 인터넷 기업이 미국에 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에 진출 시도한 러시아 인터넷 기업으로선 처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메일닷루는 러시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브콘탁테(VKontakte) 지분의 40%를 보유하고 있다. 주주인 러시아 최대 부호 앨리셔 우스마노프가 이끌고 있는 포털 기업이다. 메일닷루의 사외이사로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 김상헌 대표가 지난 2011년 2월부터 활동 중이다. 메일닷루는 미국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가 네덜란드에 있다는 점을 내세워 사생활 보호가 가능하다고 피력한다. 그리신 CEO는 “네덜란드는 미국도 러시아도 아닌 `중립적`인 곳이며 자유가 보장되면서 세계적으로 높은 평판을 가진 곳”이라 강조했다.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많은 구글·야후·마이크로소프트 메일 사용자가 서비스를 불신하는 새를 파고들 전략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네덜란드는 데이터 보호법이 강력한 데다 사생활 정보 범위도 넓게 규정하고 있다”며 장점을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는 데이터센터가 외부에 있어도 NSA의 감시를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제프 체스터 미국 디지털민주주의센터(CDD) 대표는 “센터가 유럽에 있는 것이 보다 안전할 수는 있겠지만 문제는 데이터 출발지가 미국이라는 것”이라며 “NSA는 데이터 전송 과정 중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