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콘돔 아이디어를 공모합니다. 아이디어 상용화를 시도하면 100만달러를 지원합니다.”
세계 최고의 부자이면서 기부왕이기도 한 빌 게이츠 부부가 차세대 콘돔 개발사업 지원에 나섰다. 22일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에 따르면 `빌&멜린다 재단`은 차세대 콘돔 아이디어를 공모해 11개 아이디어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인도의 유명 콘돔 제작업체를 비롯해 미국 화학자, 영국 진공청소기 관련 업체 등으로부터 모두 812개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당선작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소 힘줄로 만든 콘돔이다. 사람의 피부와 비슷해 착용감이 거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아울러 사람 온기에 닿으면 수축되는 특성을 지닌 물질로 콘돔을 만들면 최적의 착용감을 줄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선정작에 포함됐다. 또 주로 어두운 밤에 사용함에 따라 착용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콘돔 포장을 양쪽으로 뜯어내면서 동시에 착용이 가능한 콘돔도 차세대 아이디어로 선정됐다. 어두운 밤에 콘돔을 수습하느라 허둥대지 않아도 된다는 발상을 높게 산 것이다.
게이츠 재단은 이들 11개 선정작에 우선 각각 10만달러(1억1000만원)를 지원했다. 아이디어가 채택된 사람들은 앞으로 18개월 내에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후 본격적인 상용화와 임상 목적의 실험 단계에까지 이르면 100만달러를 추가 지원한다.
게이츠 재단이 차세대 콘돔 사업에 나선 것은 지난 3월이다. 섹스의 즐거움을 높여주는 동시에 불필요한 임신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콘돔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차세대 콘돔을 개발해 콘돔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면 에이즈 등 질병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번 차세대 콘돔 개발 공모는 `얼핏 보면 정신 나간 소리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류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필요한 아이디어`를 지닌 과학자를 지원한다는 게이츠 재단의 `대도전 과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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