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는 건강에 관심이 높다. 최근 암, 성인병, 에이즈 등 질병과 각종 재해로 인한 인체손상 치료에 의학과 약학을 비롯해 재료공학, 생물화학공학, 고분자재료공학 등의 발달에 힘입어 생체재료 개발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인체 각종 손상된 조직이나 기관에 대한 복구를 위해 재생 의공학적 조치가 뒤따르고 있다. 이를 위한 근본 해결책은 필수적으로 생체 적합성과 혈액 적합성을 갖는 생체재료가 생산돼야 한다.
인체 치아나 골절 등에 일반 금속재료나 세라믹 재료를 사용해온 역사는 오래다. 2500여년 전 금으로 만든 의치 등이 고분이나 유골에서 발견된 예를 볼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중에 우연히 알게 돼 사용하게 된 비행기 유리창 대용 아크릴 고분자가 콘택트렌즈 생체 재료로 사람들에게 적용된 예도 있다. 6.25 전쟁이나 월남전에서 사용됐던 PVC 혈액보관 주머니가 유리병에 넣어 보관하기보다는 훨씬 편리했던 예도 좋은 본보기다.
최근 인공심장, 인공혈관, 인공심폐, 인공혈액 등을 각종 인공장기를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조직이나 골격은 대부분 친수성과 생분해성을 가진 재료다. 생분해성을 갖는 고분자를 이용해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각 기관과 조직을 생체적합성 생체재료로 대체하고자하는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의료용 생체재료를 박테리아나 세균으로부터 안전하게 적용하기 위한 약물방출조절용 매트릭스 복합생체재료들이 개발되고 있다. 복합재료 중 성공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고분자는 천연고분자와 인공합성고분자가 있다.
천연고분자는 현재까지 잘 알려진 핵산, 단백질, 탄수화물, 섬유소, RNA, DNA 등 인체에 존재하고 있는 중요한 생체재료의 기본물질이다. 갑각류 생물에 존재하는 키틴이나 키토산과 같은 천연고분자도 생체재료를 만드는 소재다. 생분해성과 생체적합성을 갖는 합성고분자를 인공적으로 합성해 천연고분자와 같이 생체친화성이 있는 생체재료로서 사용되고 있다.
다만 생체적합성을 잘 갖추기 위해서는 합성 고분자물질 표면에 친수성이나 혈액적합성이 있는 물질로 복합 블렌딩을 하거나 코팅해 활용한다. 흡수성 수술용 봉합사나 골접합제, 조직공학용 3차원 지지체 등의 생체재료들은 일정기간 사용되는 동안만 적합하게 유지가 가능한 생체재료다. 예를 들면, 폴리글리골라이드(PGA)와 폴리락타이드(PLA)와 공중합체물질을 개발해 일정기간 인체에 적용해 봉합사로 사용하고 있다. 이 물질은 현재 의약용 방출조절 생체재료 물질로도 사용 되고 있다.
폴리카프로락톤(PCL)은 카프로락톤의 개환중합으로 얻어진다. 다른 소재와 블렌딩 해 생체재료를 만들 수 있어 이들 생체재료는 다양한 용도의 의료용 생체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폴리디옥사논(PDS)은 주사슬에 에스터기와 에테르기를 동시에 갖는 생분해성 고분자로 흡수성 봉합사로 사용되고 있는 생체재료 신소재다. 그리고 폴리올소에스터(POE)는 폴리안하이드라드 고분자들과 같이 그 고분자 표면에서 분해가 일어날 수 있는 생체재료다.
최근 스마트 고분자 하이드로젤(Hydrogel)이 장차 유망한 생체재료 신소재로서 도입되고 있다. 빛, 전기, 자기, 온도, pH 및 화학종에 민감한 감응성 고분자 수화젤이다. 지능형 인텔리젠트 생체재료로서 의약물 전달지지체나 바이오센서 등에 이용되고 있는 신소재다. 스마트 고분자 하이드로젤은 일본의 오카노 교수 등에 의해서 세포공학과 조직공학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생체적합성과 혈액적합성이 있는 세포시트를 만드는데 유용하게 쓰인다. 앞으로 암이나 당뇨병 등 각종 질병 치료를 위한 의약 약물조절전달 생체재료 물질 개발을 비롯해 생체분리, 면역분석물 등을 위한 스마트 고분자 생체재료 개발이 기대된다. 그리고 미국에 있는 김성완 유타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연구팀의 표적지향 약물전달체 연구와 유전자 전달을 위한 생체재료의 개발은 앞으로 크게 진전이 있을 것으로 주목된다. 인공혈액 산소운반체도 국내외에서 향후 5~10년 안에 종래 기술이나 새로운 줄기세포 기술에 의해서 대용인공혈액으로 다량 생산될 전망이다.
성용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ReSEAT 프로그램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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