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의 산업대출 규모가 13조원 넘게 늘어나면서 8분기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25일 한국은행의 `3분기 예금 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산업대출금 잔액은 825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3조1000억원 늘어났다. 올해 3분기 증가폭은 2011년 3분기(16조5000억원)이후 가장 크게 늘어난 금액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전분기보다 7조4000억원 증가했으며, 서비스업이 4조9000억원 증가했다. 건설업도 5000억원 증가, 상승세로 돌어섰다. 자금용도별로는 운전자금은 5조원 늘어나 573조3000억원을, 투자로 연결되는 시설자금은 8조1000억원 증가해 252조4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산업대출금 대비 시설자금 비율은 30.6%로 통계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하지만 기업경기가 개선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섣부르다는 분석이다. 산업 대출은 연말결산을 앞두고 기업이 부채관리를, 금융기관이 채권관리를 하는 4분기에는 줄어들고, 1∼3분기에는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에도 이러한 계절적 요인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병기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산업대출은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제조업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시설자금 비중 증가도 자금 증가 규모가 크지 않아 아직 기업들의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양사태에 따른 영향도 4분기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 등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이 줄어들고 산업대출 감소폭이 예년보다 줄어들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금취급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은 13조9000억원 늘어난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8000억원 감소했다. 9월말 예금은행 대출잔액은 669조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156조7000억원이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산업대출은 2011년 1분기 170조원으로 최고액을 기록한 뒤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으로 감소 추세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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