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영테크놀러지가 세계 처음으로 반도체 웨이퍼 비아(via)홀을 검사할 수 있는 비전 검사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실리콘관통전극(TSV) 등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종전까지 TSV 공정은 전자현미경 등으로 샘플 수준의 검사밖에 못했다. 새로운 검사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TSV 공정 수율이 개선되고 상용화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고영테크놀러지(대표 고광일)는 최근 TSV 공정용 비아홀 `프리퀀시 스캐닝 인터페로 매트릭(FSIM)`이라는 3차원(3D) 검사장비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글로벌 반도체 업체에 공급하기로 했다.
회사는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와 손잡고 3D 검사장비를 모듈 형태로 납품하기로 했다. 장비 협력사가 3D 검사장비 모듈을 비아홀 가공 장비와 인라인으로 붙여 반도체 회사에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영테크놀러지는 3년 전 FSIM 개발에 착수했지만 사용처를 찾지 못했다. 올 초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가 TSV 및 패키지온패키지(PoP) 검사장비 개발을 제안하면서 상업화가 가능해졌다.
FSIM은 1~2㎛ 수준에 이르는 비아홀이 제대로 가공됐는지 검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반도체 서브스트레이트(substrate)에 접착·방열 기능을 하는 투명체가 제대로 처리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반도체를 특수 광원에 노출시킨 후 표면에서 반사되는 빛의 간섭현상을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해 불량을 알아내는 원리다.
전자공학 전공의 한 대학 교수는 “비전 검사장비를 반도체 전 공정에 적용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상당한 수준의 원천 기술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FSIM이 상업화되면 고영테크놀러지의 반도체 사업 비중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회사는 스마트폰·자동차 전장 조립 공정에 쓰이는 3D 검사장비를 주로 만들었다. 기존 주력 사업에 반도체 검사장비 신사업이 더해지면 사업 포트폴리오는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영테크놀러지는 지난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PC 중앙처리장치(CPU) 후공정용 3D 검사장비를 개발하면서 반도체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반도체 다이 및 주변 수동소자 실장 불량을 검사하는 장비로 이미 여러 글로벌 반도체 업체에 샘플을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영테크놀러지 관계자는 “반도체 공정용 3D 검사장비 라인업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