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ADT캡스 인수전…보안 시장 판도 변화 촉각

국내 2위 무인 보안업체인 ADT캡스 매각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향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누가 새로운 주인이 되느냐에 따라 국내 보안 시장에 미칠 파장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ADT캡스의 인수 대상 후보로는 크게 통신사와 사모펀드 두 부류로 나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MBK파트너스·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KKR 등 이다. 이들은 ADT캡스 매각 주간사인 모건스탠리로부터 투자설명서(IM)를 전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사모펀드들이 ADT캡스에 관심을 보이는 건 현금 창출능력이다. 9월 결산법인인 ADT캡스는 2012년 회계연도에 매출 4445억원, 영업이익 760억원, 당기순이익 584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100% 지분을 가진 타이코가 매년 250억~400억원을 배당으로 가져갔다. 펀드 입장에서는 현금흐름을 챙기면서 재매각을 시도하면 된다.

그러나 이동통신사들의 경우는 의미가 다르다. 이들의 ADT캡스 인수는 국내 보안 산업 판도 변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먼저 ADT캡스는 국내 무인 보안 시장 2위 업체다. 2012년 말 기준 시장점유율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에 3위 사업자인 KT텔레캅의 점유율은 10%대다. 텔레캅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는 KT가 ADT캡스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에스원과 자웅을 겨룰 수 있다. 에스원은 국내 최대 무인 보안 업체로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하고 있다.

SKT나 LG유플러스는 신시장 창출로 기존 지형을 흔들 수 있다. 최근 보안시장은 타 산업과의 융·복합화가 시도되고 있다. 에스원이 SK텔레콤의 망을 빌려 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MVNO)로 진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통신시장 포화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통신과 보안 사업을 결합하면 안정적인 보안 사업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래 먹을거리를 확보하는 기회가 된다. 국내 보안시장은 글로벌 경제 위기에도 8%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SK텔레콤 측은 “투자설명서를 받아 검토 중이며 자문사 선정 등 인수 추진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사모펀드보다 통신사의 ADT캡스 인수가 산업적인 파장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여건`과 `여력`이다.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ADT캡스의 인수에 적극 참여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오너가 공백인 상태고 KT 역시 이석채 전 회장의 사퇴로 최고 경영진이 부재중이다. LG유플러스는 주파수 추가 할당에 따른 망 투자에 집중해야 해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또 자칫하면 해외 자본만 배불린다는 논란에 휩싸일 수 있어 신중한 분위기다.

ADT캡스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업체 고위 관계자는 “관심은 있지만 규모와 최근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ADT캡스는 지난 1971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무인 보안업체다. 한국보안공사로 설립된 후 1998년 `캡스(CAPS)`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1999년 미국 타이코 그룹 자회사인 타이코파이스트홀딩스가 지분 68%를 시작으로 같은 해 잔여 지분 모두를 확보, 코스닥 등록을 취소했다. 타이코그룹은 비주력 자산 매각 차원에서 ADT캡스 매각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ADT캡스 현황

설립일:1971년 1월 22일

매출:4445억원

영업이익:760억원

당기순이익:584억원

주주: 타이코파이어시큐리티서비스코리아(타이코파이스트홀딩스 자회사) 100% 보유

주식 수:4241주

(자료: ADT캡스 감사보고서. 2011년 10월 1일~2012년 9월 30일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