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테크비즈코리아 2013`에서 산·학·연·관 기관장들이 모여 동반성장기술연구조합(가칭)을 결성키로 했다. 기업과 대학, 연구소가 기술을 공유하고 상용화를 추진하는 협의체다. 연구조합이 많지만 이렇게 산·학·연·관이 함께 참여하고, 특히 사업화에 집중한 연구조합은 처음이다.
대학과 정부 출연연구소는 해마다 수많은 기술을 개발한다. 정작 상용화는 극히 일부다. 사장 기술은 상용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상용화할 상대를 제 때 못 만난 경우가 많다. 아예 그런 기술이 있는 줄도 모르는 경우가 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정부가 기술이전 정책을 편다. `테크비즈코리아`는 그 기술이전 사업 성과물을 보여주는 행사다.
동반성장기술연구조합은 기술이전 사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아예 사업화할 기술을 먼저 발굴해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상용화도 함께 추진한다. 마케팅은 물론이고 공동 브랜드 작업까지 추진한다. 능동적이며, 선제적이다.
명칭에서 보듯 이 연구조합은 동반성장을 모색한다. 중소기업은 아무래도 연구개발 여력이 부족하다. 대학과 정부 출연연구소 문턱도 대기업보다 높다. 그런데 중소기업의 상용화 능력은 대기업에 못지않다. 상용화 속도엔 더 앞선다. 대기업 수요와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한다면 중소기업이 기술 사업화의 전위가 될 수 있다.
연구조합이 민간 주도형인 것도 바람직하다. 시장이 원하는 기술 사업화를 추진함으로써 기술을 개발해놓고 사장되는 일을 막는다. 연구조합은 시장 필요에 따라 더 세분화한 수많은 개별 조합을 만들 수 있다. 기존 연구조합엔 없는 모델이다. 새 연구조합에 대한 중소기업의 기대가 큰 이유다.
성공의 관건은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다. 대기업이 일일이 개발할 수 없는 기술이 많다. 이를 조합 참여 중소기업, 대학, 출연연에 맡기고 연구개발력을 더 필요한 곳에 집중할 수 있다. 성과물을 공유하면 조합 활동이 더 활발해져 대기업이 되레 도움 받을 게 더 많아진다. 능동적인 조합 참여 자체가 상생 활동이다. 조합 참여를 대기업 상생평가에 넣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