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칩 기술의 진화는 터치스크린패널(TSP) 소재 시장 구도를 크게 바꿔 놓을 전망이다. 칩 기술이 보완돼 인듐주석산화물(ITO) 수요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면 대체 소재 시장에 직격탄이 될 수도 있다.
통상 TSP는 사용자의 손가락 위치를 인식하기 위해 표면 센서를 2층으로 구성한다. 필름방식(GFF) TSP는 ITO필름 2장을 사용하고, 커버유리 일체형(G2) TSP는 유리기판에 증착된 센서층을 2층으로 연결한 구조다.
최근 멜파스·크루셜텍 등 국내 TSP 업체는 터치칩 기술을 기반으로 단일층 TSP 개발에 나섰다. 멜파스는 ITO로 구성된 표면 센서 X축 사이에 Y축 센서를 넣어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복잡한 표면 센서 제조공정을 단순화해 원가 경쟁력이 높고, TSP 두께도 얇게 만들 수 있다.
크루셜텍은 매트릭스스위칭(MS)이라는 단일층 TSP 기술을 개발했다. 바둑판처럼 좌표가 정해진 셀을 표면 센서에 구성해 사용자의 손가락 위치를 인식하는 원리다. 이 방식은 글라스 위에 X축 패턴층, 절연층, Y축 패턴층, 메탈 라인을 순서대로 올리는 4회 구조의 공정을 셀을 올리는 1회 공정으로 줄일 수 있다. 메탈 베젤 라인도 필요 없어 스마트폰 디자인 경쟁력 향상과 원가 절감 효과가 크다.
상하판 표면센서에 다른 소재를 적용하는 새로운 구조도 ITO 대체 소재 시장의 변수다. 광픽업모듈 업체 아이엠은 상하판 표면센서에 불소산화주석(FTO)과 은나노와이어 등 다른 소재를 적용해 면저항을 줄인 TSP를 개발했다.두 소재를 섞어 쓰면 표면저항을 25Ω까지 낮출 수 있다.
FTO는 태양전지에서 주로 쓰이던 소재다. 투과율이 94~96%로 높고 저항은 1㎡당 50Ω 수준으로 전도성이 좋다. 섭씨 80도 이하 저온 공정에서도 증착이 가능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박막 필름이나 얇은 커버글라스에 적용하기도 쉽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ITO 대체 소재 시장이 커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단기적으로 칩 기술 진화가 변수”라며 “새로운 TSP 구조가 개발돼 확산되면 ITO 소재 시장 구도 자체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