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명품 소재부품, 창조경제의 밑거름으로](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11/27/afd-ads.jpg)
지난 14일 삼성그룹은 미래기술육성사업의 1차 지원 대상으로 27개 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사업은 기초과학·소재기술·정보통신기술(ICT) 융합형 창의과제 3대 분야에서 10년간 총 1조5000억원을 출연해 국가 미래기술을 육성하는 사업이다. 앞서 삼성그룹은 이미 10월에 소재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소재개발을 주력 연구 분야의 하나로 천명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 제조업체이며 그것도 IT기업인 삼성전자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그룹에서 왜 소재부품기술에 이렇게 집중 투자를 할까. 바로 소재부품 기술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비롯한 미래전략 산업의 기반이고 핵심기술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독일·일본 등 주요 선진국 경제정책을 들여다보면 하나의 공통적인 키워드가 있다. 바로 경제 성장동력으로서 `제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과 `소재 부품산업에 대한 투자확대`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실업률을 낮추고 중산층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의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보고 제조업 혁신 허브를 구축하고 첨단제조업 기술경쟁력 제고에 향후 10년간 10억달러를 배정하기로 했다. 일본 아베 내각은 잃어버린 20년으로 상징되는 장기 경제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6대 전략 37개 과제로 구성된 `산업재흥플랜`을 마련하고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제조업 강국으로 손꼽히는 독일도 `제조업 다시 보기`가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떨까. 우리나라 제조업은 1990년대 말까지 자동차·철강 등 자본재 산업을 육성해 `규모의 경제` 확보에 주력하다 2001년 이후부터는 제조업의 뿌리인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소재부품의 발전 없이는 만성적 대일 무역 역조는 물론이고 제조업 경쟁력 강화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소재부품 산업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부품·소재전문기업 육성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부품소재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종합적 소재 부품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업계의 노력에 힘입어 국내 소재부품 산업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고 지난 2010년 기준으로 세계 5대 소재부품 강국에 진입했다. 또 국산화와 수출 주도의 성장전략을 꾸준하게 추진한 결과, 지난해 소재부품 분야 무역흑자 규모(909억달러)는 우리나라 전체 무역흑자(285억 달러)의 세 배가 넘었다.
소재부품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노력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2020년 세계 소재부품 4대 강국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그 노력 중 하나가 얼마 전 발표된 `제3차 소재부품발전기본계획(2013~2016)`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차 소재부품발전 기본계획의 성과와 개선점을 토대로 민간 전문가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 부처 간 협의를 통해 3차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본계획에서는 부품소재를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미래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미 수립돼 있는 `소재부품 미래비전 2020`의 추진 현황을 점검했으며 후속 이행계획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와 민간의 협업체계를 통해 소재부품 개발 업체에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성과 평가·관리시스템을 강화해 조기에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 소재 부품기업이 세계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민간투자를 촉진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제3차 소재부품발전기본계획이 자동차·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화학산업 등의 주력 제조업은 물론이고 ICT 융합 산업·해양플랜트·우주항공산업 등 미래전략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명품 부품소재는 창조경제 시대에 지속성장의 밑거름이 되리라 믿는다.
권순기 경상대 총장 skwon@g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