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 016, 019 등 01X 이동전화 번호 사용 종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더딘 전환으로 대혼란 우려가 크다. 010번호로 전환하지 않은 이용자가 118만 명이다. 010으로 자동 번호변경이 되지 않는 사용자도 2만 명이나 된다. 이 사용자들은 자칫 내년부터 발신이 안 되는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이대로 가면 자동 번호 변경에 자칫 3주 이상 걸리는 이용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 과부화에 따른 일시적 장애가 없다는 전제에도 그렇다.
혼란을 최소화 하려면 번호 전환 대상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 정부와 통신사업자도 그간 이를 유도하기 위해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였다. 일각에선 홍보 부족을 탓하는 얘기도 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알렸다. 자신이 강제전환 대상자라는 것을 아직 모른다고 정부나 통신사업자 잘못이 아니라는 얘기다.
번호 전환을 하지 않는 이용자 중엔 `왜 내 번호를 바꿔야 하느냐`는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한다. 오랫동안 쓴 번호를 바꾸기 싫은 이용자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새 번호를 알리는 불편에 대한 불만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 번호`라는 생각은 잘못됐다. 전화번호는 주파수와 마찬가지로 사유재산이 아니다. 개인은 다만 국가 소유물인 전화번호를 빌려 쓸 뿐이다. 오랫동안 쓴 것을 감안해 전환 시 다양한 혜택을 주는 것으로 국가나 전화번호 관리 위탁자인 통신사업자가 할 일을 다 했다.
거의 없겠지만 `전환을 최대한 늦추면 혜택이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하는 이용자가 있을 수 있다. 착각이다. 010번호 전환은 통신서비스 종료와 전혀 다른 사안이다. 정부가 강제로 전환한다고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용자 자율을 유도해 왔고, 심지어 01X 번호로 이용할 수 없는 3G·LTE 서비스까지 한시적으로 제공했다. 이것도 분명한 혜택인데 정작 당사자가 고마움을 모르니 안타깝다. 01X번호 이용자의 능동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임박한 종료시점을 감안하면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