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안에 적은 비용으로 간편하게 에이즈(AIDS)를 진단하는 시대가 열린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생명공학벤처기업 나노바이오짐이 피 한 방울로 에이즈를 포함해 각종 질병을 진단하는 `젠 레이더`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젠 레이더는 아이패드만 한 크기로 휴대가 간편한 진단 기기다. 규제 당국의 승인을 앞뒀다. 나노바이오짐은 젠 레이더가 헬스케어 시장의 개인화와 함께 개발도상국 의료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아프리카 등 에이즈 감염률이 높은 저개발 국가에서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 여부를 진단하려면 200달러를 내고 2주 이상 기다려야 한다. 특히 르완다 같은 국가에서 혈액 샘플은 보건소 직원만이 수집할 수 있는데 제대로 된 냉장 보관 장치가 없어 운송 과정에서 손상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연구소로 혈액 샘플이 와도 판정에 최소 2주에서 최장 6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이 기간 동안 환자가 사망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킨다.
젠 레이더는 상황이 열악한 르완다 같은 국가에 큰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나노바이오짐은 최근 미국 국제 개발 기구(USIAD)에서 25만달러 자금을 받아 르완다에서 임상실험을 시작했다. 르완다 정부와 인도의 대형 병원도 함께 임상을 진행한다. 보건소 직원은 환자 피 한 방울을 젠 레이더 안에 있는 나노 칩 위에 떨어뜨리고 결과를 기다리면 된다. 젠 레이더는 바이러스 감염 여부 현장에서 바로 진단한다. 진단 비용은 기존의 10분의 1 수준이다.
젠 레이더는 나노 머신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특정 질병에 나타나는 DNA와 RNA 바이오 마커를 골라낸다. 나노바이오짐은 젠 레이더가 에이즈 외에도 암과 말라리아, 결핵 등 다양한 질병을 진단하도록 맞춤형 기기로 변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노바이오짐은 젠 레이더를 스마트폰 크기만큼 줄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향후 웨어러블 기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아니타 고엘 나노바이오짐 창업자는 “젠 레이더는 아프리카 등 의료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곳에 새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