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와 기후 변화 예측은 대기를 지배하는 보존 법칙과 물리적 현상을 표현한 수학적 공식을 컴퓨터 프로그램화한 수치 모델을 통해 이뤄진다. 홍성유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기상·기후 현상 메커니즘 규명부터 수치예보 모델 개발까지 대기과학 분야에 업적이 탁월한 과학자다.
1990년대 서울대 자연종합연구소 연구원 생활을 한 홍 교수는 미국으로 건너가 2000년까지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서 연구 활동에 매진했다. 2000년대 개발된 기상조사예측(WRF) 모형에서 홍 교수는 강수 예보에 가장 중요한 강수 물리 알고리즘과 12개 독창적 수치 알고리즘을 개발·장착했다. 세계 연구자 가운데 가장 많은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는 홍 교수의 연구는 150여개국 현업 기관과 연구소·대학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기후 변화와 이상기후의 원인과 과정을 규명한 새로운 이론에 기반을 둔 논문 `1998 오클라호마-텍사스 지역 대가뭄에서 해수면 온도와 토양수분의 역할`이 네이처에 게재돼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논문 발표 이전까지는 기후 변화와 이상 기후 주요 원인으로 해수면 온도 이상요인만이 꼽혀왔다. 홍 교수는 토양과 수분이 이상기후와 기후변화의 중요한 조절요인이 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해 이들 인자의 영향을 처음으로 정량화했다. 국내 기상학자 연구 결과가 네이처에 실린 것은 홍 교수가 처음이다.
기후 예보의 실마리를 푼 역사적 성과로 평가된 네이처 논문 외에도 지금까지 과학논문인용색인 SCI(E)급 논문을 94편 발표했다. 발표한 논문 총 피인용 횟수는 3700여회에 이른다.
홍 교수는 2006년 기상청 한국형 중기예보모델 개발 사업 자문역을 맡은바 있으며 NOAA 차세대 수치모델 개발 자문도 2011년부터 지금까지 수행하고 있다. 홍 교수가 주축이 돼 올해 공표한 그림스(GRIMS) 모델은 대기·해양 전지구·지역 통합 시스템으로 국내외 연구기관에서 기상·기후 예측과 연구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기상청장 표창(2003년)과 올해의 기상인상(2004년), 과학기술부 장관 표창(2004년), 과학기술앰배서더상(2004년), 기상학회 송천학술상(2011년), 연구재단 우수성과상(2011년) 등을 수상한 홍 교수는 올해 `제 12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상 학술상` 수상자에도 선정됐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