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첩보 영화에서나 보고 듣던 내용이 요즘 뉴스에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가의 도청을 통한 정보 수집 이야기입니다. 최근 도청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인 양자암호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양자암호기술은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Q:암호기술이란 무엇인가요?
A:우리가 멀리 있는 사람과 전화를 하거나 편지를 보내고 또 인터넷으로 대화를 하는 것을 통신이라고 합니다. 통신 중에 남들이 알면 좋지 않은 내용, 또는 알리고 싶지 않은 내용은 다른 사람이 듣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이 암호기술입니다. 암호 기술에서 원래 내용을 평문, 다른 사람이 알거나 듣지 못하게 하는 과정을 암호화, 암호화된 내용을 암호문, 이 암호문을 다시 수신자가 읽을 수 있게 만드는 과정을 복호화라고 합니다. 이 중 암호화를 위해 사용하는 문자나 숫자를 `암호키`라고 합니다.
암호기술은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사용되어 왔습니다. 다양한 방식의 암호키를 사용해 왔지만 최근은 0과1의 디지털 숫자 조합을 암호키로 활용합니다.
Q:그렇다면 암호기술에 사용하는 암호키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정보를 보내는 사람(갑순이)과 받는 사람(갑돌이)이 같은 키를 가지는 방법과 `공개키`와 `개인키`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방식은 을돌이라는 믿을 수 있는 친구를 보내서 키를 나누게 됩니다. 이 방식의 문제점은 을돌이가 키를 분실하거나 을순이에게 반해서 키를 주게 된다면 암호통신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두 번째 방식은 큰 수의 곱을 소인수 분해하기 어렵다는 원리를 활용한 것인데 컴퓨팅 속도의 향상과 양자 컴퓨터의 등장으로 위험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Q:양자암호기술은 어떤 원리를 이용하나요?
A:흔히 양자암호기술이라고 하면 암호문이 양자화되 보낸다고 생각하는데, 암호키를 나눌 때만 양자 기술을 쓰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기술을 양자암호키 분배 기술이라고도 부릅니다. 양자에 대해서 쉽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양자암호기술에서의 양자는 빛의 알갱이 즉, 광자와 그의 성질 두 개를 가지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빛의 알갱이 정도의 매우 작은 입자는 양자역학이라는 학문으로 표현하는 성질을 가지게 됩니다. 그 중에 양자 암호기술에서 쓰이는 성질은 `중첩`과 `측정에 의한 중첩 상태의 붕괴`입니다. 양자 암호기술에서는 암호 키를 분배하기 위해 각각의 빛의 알갱이(단일광자)를 사용합니다. 이 단일광자는 앞에서 설명한 `중첩`이라는 성질에 의해 0과 1을 동시에 가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갑순이가 암호 키 정보를 실어 보내는데, 중간에 을순이가 도청을 하게 된다면 `측정에 의한 중첩 상태의 붕괴`라는 성질에 의해 갑돌이는 중첩되지 않은 0 또는 1의 상태 위에서 정보를 수신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서 암호 키가 도청이 되었음을 판단하게 됩니다.
양자암호키 분배 기술은 다른 암호 키 분배와 다르게 지속적으로 암호 키를 분배합니다. 누군가 도청이 이루어졌다면 그 키는 버리고 새롭게 분배된 암호 키를 사용합니다. 을순이가 빼낸 키 역시 중첩상태가 깨진 상태이므로 암호 키로서 효력이 전혀 없습니다. 이런 원리로 완벽하게 키를 분배하여 암호화하게 되면 도청이 불가능한 완벽한 암호통신기술이 되는 것입니다.
Q:모든 암호기술을 양자암호기술로 바꿔야 하나요?
A:현재 사용하는 암호기술을 도청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국가 안보와 같은 분야에서는 많은 돈과 노력을 들여서라도 도청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현재 수준에서는 국가 안보와 같은 중요한 곳에서는 양자암호기술이 꼭 필요합니다. 향후에는 컴퓨터 속도의 발전으로 도청에 들어가는 비용과 노력이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아마도 개인별 통신에도 양자암호기술이 필요한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Q:양자기술은 양자암호에만 쓰이나요?
A:우리가 이야기하는 디지털에서의 비트(bit)를 양자 기술에서는 큐비트(qubit, quantum bit)라고 표현합니다. 양자암호기술은 단 한 개의 큐비트를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다수 큐비트를 활용하는 것이 양자컴퓨터입니다. 알려진 것처럼 양자컴퓨터는 현존하는 최고의 슈퍼컴퓨터보다 수백 수천만 배 빠른 컴퓨터입니다. 양자 기술의 시대는 벌써 시작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연구조합도 시작되었습니다.
주최: 전자신문 후원: 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추천도서
◇ `양자컴퓨터(21세기 과학혁명)` 이순칠 지음. 살림출판사 펴냄.
21세기 인류 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로 꼽히는 양자 컴퓨터의 과학적 원리와 그 응용의 효과를 소개한 책. 물리학과 전산학 등 다양한 학문적 성과의 총합인 양자 컴퓨터에 대한 이해를 통해 미래사회의 발전상을 가늠하게 한다. 양자암호에 관련된 쉬운 설명이 실려 있다.
◇ `양자비트와 양자암호` 올리버 모쉬 지음. 김말진, 김경헌 옮김. 북스힐 펴냄.
양자비트와 양자암호는 양자세계의 핵심 내용인 양자계산과 양자암호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기술했다. 양자에 대한 최초의 아이디어부터 양자역학의 기본원리까지 자세하게 소개하고, 나아가 양자론을 응용하여 도처의 위험으로부터 완벽하게 보안된 암호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설명한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