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임원 인사]삼성 제조업 계열사, 승진자 줄어…향후 사업 구조 개편도 시사

삼성전자를 제외한 소재·부품 계열사들은 전반적으로 승진자가 줄어 침체된 분위기다. 내년 이후 대대적인 사업 구조 개편이나 추가적인 인사 이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전자DNA`를 심는다는 기조에 따라 삼성전자 출신들이 대거 포진했다. 소재·부품 계열사의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아지는 동시에 수직계열화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 OLED에 집중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인사를 통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성철 플렉시블개발팀 전무, 남효학 OLED제조센터 전무, 김학선 디스플레이연구소장이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삼성전자 출신 최성호 전무가 부사장으로 영전하면서 전입했다.

내부 부사장 승진자 3명이 모두 OLED 시장 90% 점유율의 주역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출신들이다. 사업의 중심축을 OLED로 옮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부사장 승진자는 총 4명으로 작년에 비해 한명 늘었다. 전무 8명과 상무 17명 승진자가 나왔다.

디스플레이연구소는 김학선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자리를 옮기고 공향식 신임 전무를 배출했다. 이밖에 김영희 OLED제조센터 상무, OLED전략마케팅실 이우종 상무, OLED인사팀 노일호 상무, LCD전략마케팅실 김창만 상무, 박진호 LCD개발실 상무가 각각 전무로 승진했고 쑤저우LCD법인에서는 박남호·임관택 상무가 나란히 전무로 발탁됐다.

◇화학계열사, 추가적인 사업 구조 개편 시사

제일모직 외에 사장 인사가 없었던 화학 계열사는 임원 승진도 소폭으로 이뤄졌다. 올해 인사이동이 적었던 만큼 내년에는 그룹 내 계열사 간 사업 개편 이후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 소재 사업 맏형격인 제일모직은 부사장·전무 각각 1명씩 승진자를 냈다. 송창룡 전자재료사업부 개발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백이현 전자재료사업부장 외에 사장·부사장이 전부 삼성전자 출신으로 채워졌다. 전자 소재 사업을 이른 시일내 키우기 위해 삼성전자 내부거래시장(캡티브 마켓)에 적극 의지하겠다는 인사로 풀이된다. 이 외에 이영준 케미칼사업부 개발팀장이 전무로 승진했고, 상무 6명이 발탁됐다.

삼성토탈은 윤영인 대산공장장이 부사장으로, 김병주(인사)·김용진(구매) 상무가 전무를 각각 달았다. 상무 진급자는 5명이다. 삼성정밀화학은 이희인 경영지원실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상무 3명을 배출했지만 전무 진급은 없었다. 삼성BP화학은 정동환 일산화탄소 생산팀장이 상무로 발탁돼 유일한 임원 승진자가 됐다.

◇부품 사업,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수직계열화에 힘

삼성전기는 반도체 기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힘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이번 인사에 반영했다. 사업 전환이 가속화할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들은 차츰 정리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우성 신임 부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서 개발 및 제조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미국 오스틴법인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한 부사장은 반도체 전문가인 만큼 플립칩(FC) 칩스케일패키지(CSP) 등 반도체 기판 사업을 크게 육성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 부사장은 여정호 상무와 함께 최근 삼성전자에서 삼성전기로 옮긴 인물이다.

이와 더불어 유진영 LCR 글로벌운영팀장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부사장 1명, 전무 1명, 상무 11명 등 총 13명의 승진 임원을 배출했다. 지난해 총 18명의 승진자와 비교하면 올해는 소폭 줄었다.

삼성테크윈은 전무 1명, 상무 5명 등 총 6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작년 임원 승진자가 9명이었음을 감안하면 역시 그 수가 줄었다. 영업, 경영지원, 연구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임원 승진자가 배출된 무난한 인사라는 평이다.

하 홍 방위사업부장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삼성테크윈 방위 사업을 궤도에 올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채준 준법경영팀 상무는 승진과 동시에 삼성중공업에서 삼성테크윈으로 옮겨왔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