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닉글로리(대표 조명제)에 올해는 남다른 시기였다. 네트워크스위치 전문 기업에서 종합IT솔루션 기업으로 도전하는 첫 해였기 때문이다. 코닉글로리는 지난해 12월 유·무선 보안솔루션 업체인 정보보호기술을 합병했다. 또 융합사업본부를 신설해 시스템통합(SI) 구축사업에도 진출했다. 1996년 회사 설립 이래 가장 큰 변화다. 걱정이 컸지만 각각의 사업들이 올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먼저 보안사업 부문은 기존 정보보호기술이 오랫동안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던 위협관리시스템(TMS) 사업을 성공적으로 계승하는 한편 무선침입방지시스템(WIPS)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기술력에 대한 호평이 잇따라 고무적이다. 올 초 수주한 금융결제원 사례가 대표적이다.
금융결제원은 WIPS 도입 과정에서 벤치마크테스트가 엄격했다. 국내 금융 업계를 대표하는 기관의 위상에 걸맞게 제품 성능에 최우선 가치를 둔 것이다. 외산과 국내 보안 솔루션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가운데 코닉글로리가 최종 낙찰됐다. 이때부터 코닉글로리에 대한 업계의 평가가 달라졌다. 경쟁사 제품을 도입하던 고객이 코닉글로리로 선회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새롭게 도전한 SI 사업은 더 긍정적이다. 공공 분야를 타깃으로 한 SI 사업은 올해 대검찰청·대법원·국회·철도청 등 다양한 공공기관 사업을 수주해 14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했다.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SI 사업을 담당했던 전문 인력들을 지난해부터 영입한 결과다.
특히 지난 11월 따낸 대검찰청 사업(국가 디지털증거 송치체계 1차년도 구축사업)은 회사에 의미가 남다르다. SI 시장에 첫 발을 내민 코닉글로리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획기적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돼서다. 인재 유치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새롭게 진출한 사업들이 시장에 안착하며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당초 제시했던 목표보다는 하향 조정됐지만 새로운 조직과의 융합, 각 사업부간 시너지를 확인했다는 데 각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코닉글로리는 연구소 역량 강화를 위해 △우수 인재 영입 △유·무선 제품에 대한 선행 기술 투자 △무선침입방지시스템 제조원가 절감 활동을 추진 중이다. 특히 최근 국책 과제 사업자로 선정된 점은 회사에 큰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최근 참여가 확정된 `폐쇄망용 고신뢰 와이파이(WiFi) 기술개발` 과제는 정부가 공공기관 내 스마트오피스 도입을 위해 추진하는 국책 과제”라며 “무선 사업의 선행 기술 확보와 이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유리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인터뷰 - 조명제 대표
“고객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가장 만족스럽게 제공하는 종합IT 회사로 성장할 것입니다. 잘 지켜봐 주십시오.”
조명제 대표는 코닉글로리의 변신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회사 발전을 강조했다. 그동안 회사의 버팀목이 됐던 네트워크 사업에 보안과 공공 SI 사업이 더해지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정보보호기술을 합병하기 전부터 사무실을 같은 건물로 이전하며 조직 통합을 준비해왔는데 큰 걱정 없이 융합이 이뤄지고 가능성도 엿보여 다행”이라며 “앞으로의 기대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코닉글로리는 대기업의 공공 시장 참여 제한으로 올해 첫 SI 시장에 진출했다. SI 경험이 전무한 탓에 성공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실패로 끝날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회사는 이를 기우로 만들었다. 대검찰청·대법원·국회·철도청 등 굵직한 사업들을 수주하며 SI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아직 사업이 미약하지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실적보다 값진 성과”라고 말했다.
SI는 또 다른 사업 분야와의 시너지가 가능하다. SI 경쟁력이 확대될수록 네트워크 사업과 보안 사업에도 기회가 생긴다.
조 대표는 “네트워크와 보안, SI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많지 않은데, 코닉글로리는 이를 통해 종합IT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에 발맞춰 새로운 인사 제도를 준비 중이다. 비전과 목표달성을 위한 인재 확보와 육성의 일환이다.
그는 “좋은 인재들이 일과 삶을 양립해 행복하게 근무하면서 회사도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겠다”며 “꼭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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