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통신사 가입자가 한 달에 1만명 이상 급감하고 있다. 태블릿PC 출고량은 늘고 있지만, 통신사 요금 상품을 사용하는 수는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업계는 휴대폰과는 시장이 완전히 달라진 태블릿PC가 통신사와 완전히 결별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8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의 태블릿PC 가입자 수는 지난 4월 73만7000여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 10월에는 66만9000여명을 기록했다. 6개월 사이 6만8000여명이 줄어 한 달 1만명 이상의 태블릿PC 사용자가 통신사로부터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대부분 태블릿PC 시장 초기 통신사를 통해 구입했다가 약정기간이 끝난 후 해지하는 감소분”이라며 “새로 유입되는 가입자 수가 이보다 훨씬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월에는 65만명대로 지속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국내 전체 태블릿PC 시장의 성장세와는 정 반대다. 시장조사업체 ICD에 따르면 2013년 국내 태블릿PC 출하량은 지난해의 126만대에 비해 49% 증가한 187만대로 예상된다.
태블릿PC 시장 전체 규모가 커지는 데 비해 통신사의 태블릿PC 판매가 줄어드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첫 번째가 요금제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다량의 데이터를 소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서비스가 필수적인 전화와는 달리 태블릿PC는 데이터, 특히 고용량의 데이터를 소비하는 수요가 대부분이다. 끊김이 있고 불안정하지만 비용이 들지 않는 와이파이로 사용하는 편이 요금을 지불하고 안정적인 3세대(G)·롱텀에벌루션(LTE) 망을 이용하는 것보다 낫다고 소비자들이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또 휴대폰에 비해 낮은 기기 보조금에도 약정기간은 유사한 것도 소비자에게는 걸림돌이다.
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태블릿PC의 수요가 보다 다양화·세분화된 점도 태블릿PC 사용자의 탈 통신사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선 비교적 통신사 상품 연계성이 강했던 초기 태블릿PC 시장의 수요는 대부분 대화면 스마트폰으로 흡수되고 있다. 통신형 내비게이션·모바일I PTV 등이 그 예다.
대신 교육용·영업용·유아용 등으로 태블릿PC의 용도가 보다 세분화되면서 통신사의 요금상품이 다양한 사용 패턴을 받쳐주기가 힘든 상황이 됐다. 사용량이 3G·LTE 요금제의 기본 제공량에 비해 훨씬 많거나 월별로 사용량이 크게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SK텔레콤 등 일부 통신사는 이에 1회 8000원~3만원을 내면 300MB~4GB 단위로 무선인터넷 충전이 가능한 선불식 태블릿PC 요금제를 내놓기도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태블릿PC는 휴대폰보다는 노트북PC와 유사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며 “노트북을 통신사에서 판매할 이유가 없듯, 태블릿PC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 3사 태블릿PC 가입자 수(단위:명)
자료=미래창조과학부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