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MOOC는 대학을 대체할 수 있을까?

온라인공개강좌 대학 대체 가능?

교육 콘텐츠 제휴 대학 107개, 개설 강좌 532개, 수강인원 520만명. 온라인공개강좌(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서비스 코세라(Coursera)가 창업 1년 7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코세라는 스탠퍼드대학과 콜럼비아대학 등 미국 유명 대학은 물론이고 일본 도쿄대, 한국 KAIST 등이 참가하며 단숨에 MOOC 대표 서비스로 뛰어 올랐다.

[이슈분석]MOOC는 대학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이슈분석]MOOC는 대학을 대체할 수 있을까?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보급과 함께 탄생한 MOOC는 `지식의 공유`라는 대의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다. 고급 콘텐츠를 공짜로 얻는다는 분명한 이점이 있다. 하버드, 스탠퍼드, MIT처럼 말로만 듣던 세계 최고 대학 강의를 책상 앞에서 원하는 시간에 듣는 MOOC는 지적 호기심에 목마른 전 세계 네티즌을 매혹시켰다. 일각에서는 MOOC가 교육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다양한 대학에서 원하는 강좌를 골라 듣고 관련 지식을 쌓는다. 교육 중심은 오프라인 대학에서 온라인 MOOC로 이동한다.

아직 가야할 길도 멀다. 현재로서 MOOC는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다. MOOC가 기존 교육을 대체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개선점이 바로 학위 인정이다. 현재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라면 MOOC 과정을 듣고 정규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대학 현장에서 이수한 학점과 MOOC 학점을 더해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고 상위 교육기관으로 진학한다.

대학생이 아니라면 얘기가 다르다. 세계 유수 대학 강의를 듣고 과정을 성실히 이수해 뛰어난 실력을 쌓아도 원하는 취업·진학의 꿈을 이루기 어렵다. MOOC 강의 이수자 손에 쥐어지는 건 졸업장이 아닌 수료증이다. 수료증만으론 취업도 진학도 쉽지 않다. 사이버대학에서 정규 대학 학위를 따는 국내와는 큰 차이다. 최근 조지아공대가 MOOC만으로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지만 다른 대학 움직임은 아직 없다.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MOOC만으로 강의를 들은 학생이 정식 학위를 받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다프네 콜러 코세라 공동창업자는 “내가 대답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다”라며 “대학과 행정 담당자들이 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정식 학위 인정 문제가 MOOC 확산의 최대 숙제다.

강의 참여자의 성실성 확보도 문제다. MOOC 강의는 보통 1만명이 듣는다. 인기 강좌는 3만명 신청자가 몰리지만 과정을 끝까지 완주하는 이들의 비율은 평균 10% 미만이다. 낮은 과정 수료자 비율은 MOOC 양적 확대의 걸림돌이다. 여기에 온라인 평가의 공정성과 영어 외 다양한 언어 지원 부족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기존 대학과 교수집단의 MOOC 경계 움직임도 있다. 이들은 MOOC가 확대되면 유명 대학, 스타 교수에게만 학생이 몰릴 것을 우려한다.

다른 관건은 업계를 대표하는 서비스의 지속 성장이다. MOOC 콘텐츠를 모아 관리·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이들의 성장이 MOOC 확산과 직결된다. 대표 업체로는 코세라와 유다시티(Udacity), 에덱스(edX)가 꼽힌다. 세 업체 모두 적극적 움직임으로 영향력 확대를 꾀한다. 창업 2년도 안 돼 놀라운 성과를 거둔 코세라는 최근 6300만달러(약 668억원)의 대규모 투자유치를 받고 콘텐츠 확보와 수익모델 다양화에 나선다. 장기적으로 개인에겐 모든 콘텐츠를 무료로, 대규모 이용을 원하는 대학 및 기관에겐 비용을 받을 계획이다. 기업공개도 준비한다.

유다시티는 좀 더 깊이 있는 콘텐츠 생산에 집중한다. MOOC 최초로 조지아공대와 학위 인정 컴퓨터공학 석사과정을 개설한 유다시티는 MOOC 강의만으로 학위를 인정하는 `온라인마스터` 확대를 노린다. 유다시티는 온라인 교육기관과 기술 기업, 대학이 모인 `공개 교육 연합(Open Education Alliance)`을 결성할 계획을 밝혔다. 연합 주도로 MOOC 영향력을 높이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한다. 엔지니어 등 기술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구글과 엔비디아, AT&T 등 다양한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에덱스는 구글과 파트너십을 맺고 새로운 MOOC 플랫폼 `MOOC.org`를 개발할 예정이다. 구글 클라우드컴퓨팅 인프라가 기반이 된다. 구글이 플랫폼 운영 등 기술적 부분을 맡고 에덱스는 콘텐츠 개발에 집중한다. 더욱 많은 대학과 개인이 스스로 만든 강의를 올리는 플랫폼으로 발전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MOOC 서비스에서 수강 가능한 과정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