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송이 10만, 100송이 19만, 300송이 50만...`
꽃시세가 아니다. 포털 계정의 거래 단가다. 계정 50개에 10만원, 100개는 19만원이란 뜻이다. 계정 한 개 가격이 2000원으로 구매 수량에 따라 할인율이 적용됐다.
브로커들은 계정 거래를 철저히 숨긴다. 노출을 피하고 일말의 꼬투리도 잡히지 않기 위해서다. 계정이라는 단어 자체도 보고 듣기 힘들다. `장미`, `백합`, `송이`와 같이 그들만의 용어로 감춘다. 꽃 이름이 다른 건 계정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생성 아이디, 실명 아이디 등을 구분해 부르기 위해서다.
가격도 차이가 있다. 블로그·카페·지식인 등에 어울리는 계정들이 따로 있어 거래 단가에 차이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신규 생성 계정은 안전성이 보장돼 카페나 커뮤니티 등에 글을 남기는데 주로 쓰인다. 반면 해킹 계정은 금방 차단될 수 있기 때문에 단발성으로 쓰고 버린다.
제보를 받아 한 브로커가 운영 중인 인터넷 카페를 찾을 수 있었다. `꽃 배달` 카페로 위장한 계정 거래 카페다. 이 곳 게시판은 꽃 사진이 가득했다. 배달시간도 공지돼 있었다. 얼핏 보면 영락없는 꽃집 그대로의 모습. 하지만 연락처는 이메일 주소뿐이었다.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포털 계정을 전문적으로 판매, 유통하는 브로커는 다수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꽃집 위장은 그 중 단 한 가지 사례일 뿐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