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옮기려 하고 있다. 더 많은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서다. 이는 향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의 키를 잡고 있는 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의 공급 확대에 따른 정책인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2월부터 베트남 생산시설에서 스마트폰 생산을 시작한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생산시설은 20억달러를 들여 완공되었으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 시설 중 두 번째로 크다.
블룸버그는 내년 2월부터 삼성전자의 베트남 생산시설이 가동되며 2015년에 이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40%를 만들어내게 된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관계자의 제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5년까지 베트남 생산시설에서 1억2000만대의 단말기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2년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 공급한 모바일 단말기 물량이 약 4억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3분의 1 수준이 된다. 궁극적으로는 향후 삼성전자 단말기의 80%가 베트남에서 생산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는 하이엔드 스마트폰 판매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시장 상황을 반영, 수익 둔화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중국은 저렴하고 풍부한 인건비로 삼성전자 등 제조업체들의 애정을 받아왔지만 이제 제조업체들은 중국보다 더 낮은 인건비의 베트남에서 더 많은 수익을 보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 애플 등은 150달러 이하의 원가로 생산되는 하이엔드 스마트폰을 900달러 이상에 판매해 왔지만 이처럼 수익이 높은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고 중국 현지 스마트폰 업체들의 가격 공세가 시작되면서 삼성전자도 인텔, 노키아처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눈을 돌렸다”고 전했다.
제조업체들의 탈 중국 및 베트남 러시 추세는 2, 3년 내 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의 인건비가 예전만큼 저렴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베트남 정부도 해외 업체들의 생산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매우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올해 11월 20일까지 138억달러 규모의 외국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이는 전년 대비 73% 늘어난 것이다. 이 중 우리나라가 36억6000만달러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2010년 베트남 호치민 시에 10억달러 규모의 칩 조립 생산 및 테스트 공장을 설립했다. 노키아는 하노이 근처의 생산시설에서 ‘아샤’ 스마트폰과 피처폰을 생산하고 있다. LG전자 또한 베트남에 4만평방미터 규모의 복합시설을 짓고 있다. TV 등 가전제품들을 생산하게 되며 15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 중 일부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