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연예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은 설 특집으로 제작되었던 단발성 프로그램이었다. 호응을 얻어 정규 편성이 확정된 것이 올 봄인데, 이제는 결방 항의가 빗발치고 각종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릴 정도로 `핫(Hot)`한 코너가 되었다.
아예 `1인 가구 드라마`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드라마도 등장했다. 혼자 사는 싱글들의 먹고 사는 이야기를 다뤄보겠다는 이 드라마는 각기 다른 싱글들의 삼인삼색 스토리를 다루면서 공감을 얻고 있다.
혼자 사는 독신남녀를 통칭하는 `싱글`이라는 단어가 하나의 가족 단위로 자리매김했다. 2013년 올해, 전체 가구 수 중 25%가 1인 가구라 하고 2035년에는 전체 가족단위 중 1인 가구의 수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다.
몇 년 전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 독신남녀에게 `독신세`를 걷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이슈가 된 적이 있었는데 `소수자에 대한 탄압`이라며 인터넷이 떠들썩했다. 그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20년 후에는 이들이 `대세`가 된다고 한다. 바야흐로 싱글의 시대다.
1인 가구 수가 더욱 증가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주식 시장에서는 소위 `1인 가구 관련주`들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식품·가전업계는 이들을 타깃으로 한 `1인용` 제품들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소비재 산업분야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낸 `싱글 이코노미`는 최근엔 문화·레저 업계로까지 확산됐다. 개인을 위한 소비에 집중하는 그들의 특성에 맞게 혼자 영화 보는 관객을 위한 혜택, 솔로여행 패키지와 같은 상품들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IT벤처업계도 이 추세에 발맞추어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과 서비스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필자 또한 4년째 혼자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싱글 여성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
유명 베이커리의 빵을 바로 만들어 매일 아침에 배달해주는 `헤이브레드`, 생수·면도날과 같이 자주 쓰는 생필품들을 때가 되면 배달해주는 `덤앤더머스`와 같이 생활을 더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눈치 빠른 서비스들이 주목받고 있다.
필자의 회사는 지난해 말 `싱글생활연구소`를 설립했다. 싱글들의 다양한 데이터를 다루는 회사이니만큼, 데이터를 보다 정교하고 가치있는 정보로 만들고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소를 처음 열었을 때에만 해도, 지속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했지만, 올해 초부터 `싱글이코노미`가 점점 큰 속도로 확장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평균 결혼 연령이 30대로 늘어났고 이혼율의 증가로 `돌싱족`들이 1인 가구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예전과 달리 경제력을 갖춘 싱글들이 증가한 것이 이른바 `싱글이코노미`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일 것이다.
비단 필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싱글의 시대`는 2014년을 살아갈 대다수의 기업인에게 행복한 숙제를 안겨줄 것이다.
박희은 이음 대표 hepark@i-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