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e프론티어]<10>라미넥스 “국내외 대기업 투자 러브콜"

라미넥스(대표 권경태)는 라미네이팅 장비 업체로 출발해 최근 전혀 새로운 방식의 유리 면취기 기술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국내외 대기업으로부터 투자 요청이 쇄도할 정도다.

지난 12일에는 임대 공장에서 벗어나 평택에 처음으로 마련한 자체 사옥으로 이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첫 발을 뗐다.

이 회사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전에 없던 유리 가공기술을 개발하면서부터다. 이 회사는 2년 전 `핫 챔플링`이라는 열가공 기술을 개발하고, 이 기술을 활용해 마치 과일 깎듯 유리 표면을 깎아내는 유리 면취기를 개발했다. 유리가 뜨거워지면 차가운 면과 뜨거운 면이 분리되는 성질을 이용했다. 이와 관련한 원천기술 특허도 등록했다.

유리는 각종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기본 재료다. 하지만 가공이 쉽지 않다. 그동안에는 다이아몬드 헤드를 장착한 면취기로 표면을 갈아내는 방식으로 가공했다. 이 방식은 유리 분진이 많이 생기고 자칫하면 크랙이 발생한다. 때문에 과정이 아주 복잡하다. 분진을 제거하기 위한 세정과정을 비롯해 분진과 크랙으로 인한 불량을 줄이기 위한 공정이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라미네스가 개발한 기술은 이같은 불편함을 일거에 제거했다. 분진과 크랙이 발생하지 않으니 생산공정이 대폭 줄어들고, 자연히 대폭적인 생산성 향상과 불량률 감소 효과로 이어진다. 연마할 때마다 소모되는 고가의 다이아몬드 장비도 필요 없어 유리 가공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라미넥스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신기술 연구개발에 투자를 집중해 왔다. 올해도 매출의 70~80%를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그 결과 0.1~0.3T 두께 박판 글라스까지 가공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현재 사용하는 유리는 0.5T 두께 제품이다. 유리 두께가 얇아지면 훨씬 부드러워지는 것은 물론 제조원가도 낮아진다. 디스플레이도 더 얇게 만들 수 있다. 프레스로 유리에 구멍을 뚫는 `타공기술` 도 개발 중이다.

이달 중에는 아주 좋은 조건으로 세계적 규모의 다국적 기업과 100억원 규모 투자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내년부터 유리 면취기 양산,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 라미네이팅 장비로만 약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면취기 사업을 본격화하는 내년에는 500억원 이상으로 껑충 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권경태 라미넥스 사장

“일본의 세계적인 유리회사 사장이 40년 동안 유리 가공을 해 왔지만 이 기술은 처음 본다고 호평했습니다. 국내 대기업은 물론 외국 기업들도 탐내는 기술입니다.”

권경태 사장은 유리 면취기 기술에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워낙 활용 분야가 넓고, 후방산업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 보니 값어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다. 그는 “국내외에서 내로라하는 굴지의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하겠다고 모여들고 있다”며 “신기술이 지닌 경제적인 효과와 잠재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권 사장은 대규모 투자를 받더라도 기술 이전보다는 분야별 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형태로 관계에 선을 그어둘 요량이다. 우선은 라미네이팅 장비와 유리 면취기 장비 제조업 분야 기반을 다지고, 이후 유리 가공 사업에 직접 진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는 최근 평택 신사옥 인근에 1만평 규모 부지를 추가로 물색하고 있다. 유리가공 공장 부지다. 내년에는 유리 면취기 사업에 주력하면서 준비, 이르면 2015년부터 유리 가공 사업을 시작한다는 복안도 마련해 뒀다.

그는 “내년 매출 목표를 500억원으로 크게 늘려 잡았다. 국내외 디스플레이 기업들로부터 장비 제작 요청이 밀려들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그동안 진행해 온 연구개발 투자가 결실을 맺기 시작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동차, 건축용 자재 등 점점 넓어지는 유리 면취기 시장 규모에 비하면 내년도 매출 목표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며 “라미넥스의 비전은 라미네이팅 장비와 유리 면취기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종합 장비 기업이자 유리가공업체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