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업이 탄탄해진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이제는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내수시장이 수익 기반을 받쳐주는만큼 이제는 해외 시장에 초점을 맞춰야 산업규모가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경기 변동에 민감한 국내 울타리에만 머무를 순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치 콘텐츠산업 전체를 놓고 보면 영화 해외 수출은 매우 미약한 수준이다.
게임이 전체 콘텐츠 산업 수출의 58%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수출비중이 높고 캐릭터(9%), 음악(5%)도 수출 성장세가 꾸준히 성장하지만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영화는 아직 해외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지난해에도 영화 수출은 3782만 달러 수출에 그쳤다. 게임산업이 수출 29억달러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78분의 1에 불과하다.
저예산 영화를 포함해 2011년 366편, 지난해 331편이 수출될만큼 수출 편 수는 꾸준하지만 해외에서 흥행을 기록한 사례가 없다. 올해도 설국열차가 유럽에서 개봉하면서 관심을 높였지만 영화 본고장이나 영화 관객이 많은 인도와 중국 등에서 흥행은 실패했다. 한국영화가 할리우드에 개봉한 것은 디워가 2275개관, 미국판 올드보이 583개관, 한국판 올드보이가 5개관에 그친다.
그나마 내년 1월 북미 지역에서 개봉할 레드로버의 애니메이션 `넛잡`이 북미지역에서 3000개관 이상에서 상영할 예정이어서 흥행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영화산업은 나라마다 문화와 취향이 다른 만큼 이에 맞춰 전략을 세워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넛잡이 영화의 메카로 꼽히는 북미지역에서 상영할 수 있게 된 것도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에 맞춰 스토리를 정비하고 더빙 배우를 기용하는 등 문화적 색깔을 입혔기 때문이다.
중국시장은 새해부터 한중 공동제작협정으로 공동 제작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를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중국은 영화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올해 영화관객 4억명에 이를 만큼 시장이 빠르게 성장중이다.
박병우 문화부 영상콘텐츠산업과장은 “지난 6월 한중 공동제작협정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할 길이 열렸다”며 “우리나라 영화산업이 중국 시장에 눈높이를 맞춘 작품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화부는 중국 외에도 영국과 인도네시아 등으로 공동제작협정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영화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도 본격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유니온투자와 CJ창업투자가 1200억원 규모 글로벌 펀드를 운영중이지만 이는 블록버스터 3~4편 제작비에 불과한 금액이다. 그만큼 영화산업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선진 시장에 비해 열악함을 반영한 것이다.
최평호 유니온투자파트너스 글로벌 투자부문 대표는 “한국 영화산업이 해외시장 문을 두드리기 위해서는 제작기반도 갖춰져야겠지만 투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투자규모를 크게 늘려야 원활한 시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국내 영화 수출편수 및 수출 규모 (단위 펀수·만달러)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