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심해저 해양플랜트로 미래 먹거리 창출

[전문가기고]심해저 해양플랜트로 미래 먹거리 창출

에너지 수요가 확대되면서 세계 해양플랜트 시장은 2010년 1452억 달러에서 오는 2030년 5039억 달러로 연평균 6.7%씩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조선 시장 상선 부문이 공급과잉 지속과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한 물동량 증가 부진으로 성장이 정체된 것과 대조적이다.

앞으로도 해양플랜트 산업은 에너지 수요 증가에 따라 심해 유전 개발이 활성화하면서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조선업계 매출에서 해양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확대되고 있다. 드릴십(시추선),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 설비) 등 세계 신조선 발주는 우리 기업이 대부분 수주하고 있다. 최근 해양 유전 평균 수심이 깊어지고 해양플랜트의 안전을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제작 기술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조선사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주 상황이 좋다고 안주하는 것은 곤란하다. 이럴 때일수록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심해저 해양플랜트 시장을 조기 선점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심해저 개발은 최근 육상·천해 자원 고갈에 따라 한층 주목받고 있다. 해양 석유와 가스 전체 매장량의 약 73%를 심해저가 차지한다. 심해 원유 생산량은 2006~201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해저 생산 설비 관련 투자도 오는 2015년 연간 600억 달러로 성장이 예상된다.

심해저 해양플랜트 가운데서도 수심 3000m 이상은 미개척 시장으로 꼽힌다. 아직 선진국에서도 경험이 부족한 분야다.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보유한 조선·플랜트·철강·화학·기계 산업간 융복합화로 한발 앞서 기술 개발을 진행한다면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우선 심해저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먼저 국내 해양플랜트 기자재를 국산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극한 조건에서도 품질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 환경 친화적인 핵심 기자재를 개발해 선진국과 기술적인 차별화를 실현해야 한다.

또 해양플랜트 기본 설계(FEED:Front End Engineering Design) 분야 고급 인력 육성과 핵심 기자재 및 설치 기술 확보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과거 해저·해상 분리 발주에서 통합 발주로 전환되고 있는 최근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에 맞춰 해저·해상 통합 엔지니어링, 핵심 기자재 및 설치 등 종합 솔루션 제공자로서 설계·제작·시공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심해저 해양플랜트는 고수익·고위험 분야로 민간 기업이 초기에 단독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따라서 정부의 적극적인 리더십과 산·학·연·관 간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다.

다행히 정부도 생산·건조에 편중된 해양플랜트 산업 구조를 연관 서비스, 설계 엔지니어링, 기자재 등으로 다각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해양플랜트 종합 역량을 강화해 창조경제를 견인하자는 목적으로 지난달 `해양플랜트 산업 발전 방안(2013~2017년)`을 발표했다.

국내 해양플랜트 산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본격 육성하기 위한 정책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해저 3000m급 친환경 심해 해양 플랜트의 해저·해상 통합 엔지니어링, 핵심 기자재, 설치 기술 국산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모쪼록 해상 플랫폼과 해저 생산 시스템의 세계적인 기술 역량을 확보해 해양플랜트 산업으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오는 2020년 심해 자원 생산용 해양플랜트 세계 선도 국가로 도약하길 기대해 본다.

박종만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주력산업기술본부장 jmpark@kei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