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노베이션 DNA]H&M·유니클로와 비교한 자라

패스트 패션 시대를 대표하는 미국·일본·유럽 패션 업계 주요 SPA(Special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성공 주자의 전략은 차이가 있다.

가장 많이 비교되는 스웨덴 경쟁사 H&M은 자라와 달리 자체 공장이 없다. 대신 가격을 낮추고 광고에는 더 많은 돈을 쏟는다. 그때 그때 시장을 파악하고 제품을 만드는 자라가 수요 맞춤형 `풀(Pull)` 모델이라 불리는 반면 H&M을 `푸쉬(Push)` 모델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자라는 광고 비용으로 평균 매출의 3~4%를 쓰는 경쟁사 보다 크게 낮은 0.3% 이하만 쓰는 것으로 조사된다.

[글로벌 이노베이션 DNA]H&M·유니클로와 비교한 자라

제품 종류 수도 확연히 차이난다 1만 여개를 넘게 내놓는 자라와 달리 H&M은 2000~4000개의 신제품을 만든다. 자라가 디자인, 생산과 물류가 합치된 업무 형태라면 H&M은 디자인이 선행되는 모델이다. 자라와 달리 디자인 최종 완성 후 재료 구매와 생산이 이뤄진다는 의미다.

H&M는 무려 9개월이 걸리며 80%에 가까운 제품을 시즌 이전 미리 생산한다. 나머지 20%만 시즌 중 나온다. 재고 보유 일수는 회사의 공급망관리(SCM) 전략 차이를 보여준다. 자라의 재고는 6일에 불과하지만 H&M은 52일이다.

자라와 유사한 시기 세계적 SPA 의류기업으로 떠오른 유니클로는 `대조` 대상이다. 유니클로도 자라와 달리 아웃소싱 의존도가 높다. 또 80~90%의 의류를 미리 확정하고 시즌에 돌입한다. 자라와 전혀 다르게 `품질`과 제품의 `장기적 영속성`에 중점을 둔다.

반짝하는 유행성 패션과 차별화된 제품 대신 표준화되면서 보다 오래 갈 수 있는 제품에 주력한다는 의미다. 유니클로의 전략은 `히트텍` 같은 제품으로 대표된다. 누구에게나 팔 수 있는 것을 추구하는 유니클로가 옷감 재료 테스트와 디자인에 비교적 긴 시간을 소요하는 이유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