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13일부터 7월 14일까지 브라질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앞두고 남미시장을 향한 국내 게임업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한국산 아케이드게임과 온라인게임이 인기를 누려온 시장인데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어 모바일게임에서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 경제효과에 이어 2016년 올림픽 개최까지 앞두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고 소비수준이 커질 가능성이 큰 것도 기회 요인이다.

◇온라인·모바일 고루 성장하는 중남미 시장
중남미 지역 주요 국가를 살펴보면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모바일게임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게임 성장 정체기를 맞은 대부분의 선진국에 비해 중남미는 아직 성장기여서 국내 게임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3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자료에 따르면 중남미 지역 중심국가인 브라질의 경우 게임산업이 태동기를 벗어나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브라질 게임시장 규모가 2016년까지 40억헤알(약 1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브라질의 온라인게임 시장은 중남미 지역 1위 규모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경우 월간 사용자 수가 2011년 10월 1100만명에서 2012년 10월 3200만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브라질 사용자는 전체의 16%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GFK는 브라질 게임시장 규모가 영국, 독일, 스페인보다 크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2013년 브라질 게임시장 매출이 전년대비 25% 증가했고 정식 게임 타이틀과 정품 콘솔 구입 지출 비중이 더 높다는 분석이다.
멕시코와 아르헨티나도 떠오르는 게임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니어쇼어아메리카는 멕시코가 중남미 지역의 게임 소비 중 47%를 차지하는 시장이며 세계 15위의 게임시장이라고 분석했다. 영화나 음악보다 게임 소비 비중이 월등히 높은데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2012년 게임 부문 매출은 6억6400만달러로 영화, 유료방송, 광고, 음악, 공연 등 전체 문화산업 매출(약 15억5703만달러)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르헨티나는 모바일게임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의 모바일게임 부문 소비는 2012년 4800만달러에서 2017년 1억200만달러에 달하고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수가 2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멕시코를 필두로 중남미 시장이 세계 게임산업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콘솔 주도 속 온라인·모바일게임은 계속 성장 중
중남미 시장은 전통적으로 `펌프 잇 업` 등 한국 아케이드게임과 `포인트블랭크` `라그나로크 온라인` `울프팀` 등의 온라인게임이 큰 인기를 누려왔다. 콘솔게임이 전체 시장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강력하지만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은 여전히 지속 성장이 점쳐지는 시장이다.
중남미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한 한국 온라인게임들은 저마다 괄목할 성적을 거둬왔다. 특히 소프트닉스가 개발한 `울프팀`의 경우 1인칭슈팅(FPS) 게임 장르로 굳건한 시장 1위를 유지해온 `카운터스트라이크온라인`을 제치고 시장 선두를 달린 국산 게임이다. 지난 2008년 출시 후 점차 현지 점유율이 상승해 8년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온 카스온라인을 제쳤다. 이 외에 `포인트블랭크`와 `컴뱃암즈` 등 국산 FPS게임들이 함께 경쟁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울프팀에 앞서 선보인 `건바운드`도 소프트닉스의 중남미 대표작이다. 건바운드는 당시 브라질 내 최다 동시접속자수(1만6000명)를 기록한 게임이기도 하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중남미에서 장수 롤플레잉게임(RPG) 장르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작 중 하나다. `나이트 온라인` `카발온라인` `그랜드체이스` 등도 사랑받고 있다.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 경기콘텐츠진흥원(GCA),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은 공동으로 지난해 10월 개최한 `브라질게임쇼`에 처음으로 국내 게임사 방문을 지원했다. 17개 국내 중소·중견 게임업체들이 참여해 현지 퍼블리셔·개발사와 만남을 가졌다. 브라질게임쇼는 콘솔이 중심이지만 온라인과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브라질게임쇼에 처음으로 공식 참여한 우리 게임업체들은 총 628만7000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추진해 제2의 게임 한류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라온엔터테인먼트의 `테일즈러너`, 엘엔케이로직코리아의 `붉은보석` 등이 현지 퍼블리셔들의 관심을 끌었다. 크레타게임즈의 `슬라임팝`, 안다물코리아의 `소드걸스`, 레인보우야드의 `바벨러시`, 이스트소프트의 `카발2`, 마상소프트의 `에어워즈`, 누리스튜디오의 `폴링걸스`, 젤리오아시스의 `엘프디펜스`, 엠씨드의 `아케인소드` 등이 현지 진출을 타진했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인 크레타게임즈 윤준희 대표는 “브라질 현지 시장이 모바일 환경으로 무르익기까지 몇 년간 더 기다려야 하지만 잠재력이 크고 매력적이어서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각 부문별 중남미 게임시장 규모 (자료:2013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