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출현해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계를 중심으로 사용되던 3D프린터가 올해는 일반가정까지 보급되며 대중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친환경 바람을 타고 어느 해보다 전기차 인기가 높은 해였다. 자동차 사고율 감소를 위한 자율주행차 개발에 착수한 기업도 늘어났다. 미국은 제조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귀환시키는 `리쇼어링`에 힘을 쏟았다. MS와 소니는 신형 게임기를 출시하며 7년 만에 세계 게임 마니아를 열광시켰다.
3D프린터가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도구로 다가올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가격 인하` 덕분이다. 1000만원이 넘던 3D프린터 가격은 보급형을 기준으로 1500달러(약 160만원) 선까지 내려왔다. 최근에는 500달러(약 53만원)를 밑도는 제품이 나오면서 소비자를 유혹했다.
가정에서 쓰이는 생활용품과 기계부품 제작은 기본이다. 3D프린터로 피자를 만드는 업체도 생겨났다. 미량의 줄기세포와 3D프린터를 활용해 귀나 코, 장기를 만드는 시도도 늘어난다. 최근에는 두께가 0.2㎚에 불과한 그래핀이나 박테리아 연구용 증식 세포를 만드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3D프린터를 사용해 플라스틱과 금속 총기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규제 움직임도 거세졌다. 영국은 3D프린터를 이용해 총기를 제작하면 최대 10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총기 관련법을 강화했다. 미국은 `비탐지무기 제한법`을 10년간 연장했다. 1998년 제정된 이 법은 금속탐지기가 감지할 수 없는 양의 금속을 포함한 무기의 제조·유통을 금지한다.
자동차 업계에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핫이슈다. 전기차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초기 단계를 거쳐 올해부터 본격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는 테슬라가 시장을 견인했다. 내년부터는 BMW를 비롯한 유럽 업체가 양산에 돌입하면서 시장이 확대된다. 향후 7년간 연평균 43%씩 고공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운전자 편의성을 높이고 사고율을 줄이는 게 목적인 자율주행차도 전기차 못지않게 관심을 끌었다. 구글뿐 아니라 볼보, 아우디, 닛산, 도요타, 벤츠 등 자동차 제조사도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볼보는 2017년까지 자율주행 차량 100대를 일반 도로에서 달리게 할 계획이며, 구글도 3~4년 내에 자율주행차를 양산할 방침이다.
제조업 경기 회복을 위해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는 `리쇼어링` 정책은 IT 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모토로라는 최초의 메이드 인 USA 스마트폰 생산을 시작했다. 애플과 구글, 월풀, 포드, 레노버까지 가세해 미국 생산기지 짓기가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미국 노동자 임금이 생각보다 지나치게 낮다며 회의론을 제기한다.
연말 시즌을 앞두고 시작된 MS와 소니의 신형 게임기 대전은 `홈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돋웠다. 두 회사는 음악, 라이브TV, 영화, 스포츠 감상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신제품에 담아 고객에 어필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