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주말마다 집 주변 공터에서 항공촬영 카메라를 단 드론 `DJI 팬텀2 비전 쿼드콥터`를 하늘에 날린다. 2.5파운드(약 1.13㎏) 드론은 조작이 쉬워 A씨의 새로운 취미생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낮게 날던 드론이 자동차와 부딪히고 다른 사람의 집 지붕을 엉망으로 만들고 난 후부터는 재미보다 걱정이 앞선다. 자칫 지나가던 사람과 부딪혀 치명적인 부상을 입힐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A씨의 걱정은 보급형 드론이 늘어나고 대중화 바람을 타게 되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보급형 드론은 작고 가볍지만 수십 m 상공에서 떨어지면 사람과 건물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조종 미숙이나 제품 자체의 결함 등 이유는 다양하다. 사용자가 늘면 드론 끼리 공중에서 부딪히는 사고도 증가한다.
지난 9월 미국 맨해튼에서 오후 퇴근 시간에 드론 한 대가 건물에 부딪힌 뒤 지나가는 한 금융 분석가 코앞에 떨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람은 놀라서 해당 드론의 비디오 카드를 뉴욕의 지역 방송사에 보냈고 아찔한 영상은 방송으로 널리 보도됐다. 사고를 당할 뻔했던 분석가는 “누군가 분별없는 행동으로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며 “경찰에게 알렸지만 경찰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상업적 용도뿐만 아니라 시민이 많은 복잡한 지역에서도 드론 사용을 규제한다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더 엄격한 규제와 사고 발생 시 책임과 보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도 예상된다. 드론이 범죄 감시와 어린이 보호 등에 쓰일 수 있지만 다른 집의 정원이나 고층 건물 내부를 들여다보는데 악용될 수도 있다. 적외선 카메라를 달면 야간에도 상공에서 타인을 감시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10여개 주가 사생활 노출을 예방하기 위해 드론 사용 제한 법안을 발의했다.
하늘에 날아다니는 드론이 늘어나면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드론이 항공기에 부딪히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미국이 120m 이상이나 공항 근처에서 드론 사용을 금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드론이 해킹되거나 신호 교란을 당할 가능성도 크다. 위성항법장치(GPS)를 해킹해 드론을 납치하거나 땅바닥, 건물에 충돌시켜 파괴할 수 있다. 매셔블에 따르면 새미 캄카르라는 해커는 시스템 조작으로 다른 드론을 납치할 수 있는 좀비 드론을 만들었다. 드론 대중화에 앞서 보안성 강화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드론으로 야기되는 부작용
·높은 곳에서 떨어져 인명피해 유발
·건물 및 시설과 충돌
·항공기와 충돌해 대형 사고 발생
·프라이버시 침해
·해킹에 의한 납치 및 파괴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