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은 부설 미래기술연구센터(ETRC)와 함께 2013년도 IT산업을 결산하고, 새해 경기를 전망하기 위해 국내 주요기업 최고경영진(C레벨)을 대상으로 신년 특집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기간은 2013년 12월 9일부터 총 8일간, 조사 방법은 이메일을 이용한 온라인 방식으로 각각 진행됐다. 설문에 응한 응답자는 총 101명. 이 가운데 CEO가 49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17명), 최고정보책임자(CIO·15명), 최고재무책임자(CFO·7명) 등의 순이었다. 이들 C레벨의 재직 분야로는 IT분야가 69.3%로 가장 많았다. IT분야 중 가장 많은 부문은 소프트웨어/솔루션(21.8%)이었다.
◇새해 IT경기, 전년 대비 긍정평가 늘어
새해 국내 IT산업 경기 전망에 대해 `보통`이라고 답한 비율이 과반을 넘은 56.4%였다. 그 밖에 `약간 호황`이 19.8%, `약간 불황` 19.8%, `매우 불황`이 1.0%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도 국내 IT산업 경기 전망 결과와 비교시 긍정 비율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올해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가전기기 수출 증가율이 평균 15%임을 고려할 때, 내년 IT산업 성장 고조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는 정부의 경제 전망과 그 궤를 같이 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 연말 정부가 발표한 `2014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새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3.9%로 2010년 이후 4년 만에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세계경제 성장률(3.6%)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 4분기 중 경제성장률이 전년동기비로 3% 후반 수준에 도달, 새해에도 경기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 아래, 연간 3.9%의 경제성장은 충분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또 새해 민간소비는 작년(1.9%)에 비해 3.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치(100)를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등 소비심리가 나아지고, 실질구매력의 양호한 증가세 등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설비투자도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정책효과 가시화 등으로 작년(-1.6%)에 비해 새해에는 6.2%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전망이다.
이 밖에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들의 전망치도 3%대 성장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만큼,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가 점차 회복되는 추세에 따라, 우리 기업인들 역시 수출 증가와 민간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평가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 등 휴대단말 `대마불사`
분야별로 2014년 국내 IT산업 경기 전망을 살펴보면, 그린 IT와 휴대 단말, 부품·소재·반도체·디스플레이, 게임·콘텐츠 등 4개 분야에 대해 긍정 비율(약간 호황, 매우 호황)이 3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드웨어(컴퓨터·서버) 분야는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부정적 응답 비율(51.5%)이 높았다.
이는 1년 전인 2013년도의 동일 설문 결과와 비교해 볼 만하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빅데이터`를 IT 최대 이슈로 뽑았다. 그 이유로는 `투자 확대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 같아서(36.6%)`가 주로 언급됐다.
포스트 LTE와 스마트카, 에너지 저장장치, 2015년 방송시장 개방, 스마트 기기를 IT 최대 이슈로 뽑은 이유는 `시장 성장세가 높을 것 같아서`가 최우선 순위로 꼽혔다. 이 가운데 스마트 기기의 경우 `시장 성장 가능성` 외에도 `파생상품의 다양성`(35.7%)을 기대, IT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2014년 새해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이끌어갈 주력 산업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TV 등 IT 제조업`(29.7%)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IT산업 경기 분야별 전망과도 그 궤를 같이 하는 결과여서 주목된다. 분야별 전망에서도 휴대단말의 긍정 전망(5점 척도평가)이 가장 높은 3.21점을 기록했다. 성장 주력 산업에 대한 설문에서도 스마트폰 등 IT제조업은 1·2순위를 모두 합칠 경우 과반이 넘는 52.5%의 지지를 얻어 단연 돋보였다.
`전력, 수자원 등 에너지 및 친환경 사업`(15.8%),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IT 소재 부품 산업`(14.9%), `스마트카, 로봇, 의료기기 등의 IT-융합 산업`(12.9%)도 내년도 경제 성장을 이끌어 갈 주력 산업으로 선정됐다.
◇일자리 창출은 `콘텐츠`가 최고
일자리 창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최고의 산업은 문화·게임·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산업(19.8%)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IT제조업, 친환경 산업 등이 그 뒤를 따랐다. 특히 콘텐츠산업은 1·2순위 응답을 모두 합칠 경우 46.5%에 달해 일자리 창출에 관해서는 압도적인 호응을 얻었다.
따라서 새해에 `문화,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산업`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 IT 제조업` `친환경 사업`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이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이 2014년 국내 성장을 이끌고, 일자리 창출의 동력 산업으로 스마트 기기를 포함한 IT 제조업이 주로 언급된 것은 스마트 기기 확산과 이를 활용한 스마트 콘텐츠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 추세(연 평균 22%)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ETRC 측은 분석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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