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제자리걸음을 한 한국 증시가 2014년에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가는 미국 등 선진국 경기회복에 힘입어 강세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글로벌 경기회복 진행 과정에 따라 시장이 다시 요동칠 가능성도 제기했다.
증권가의 2014년 주식시장 전망은 낙관론이 대세다. 국내 증권사는 코스피 최고점을 평균 2300으로 전망했고, 일부는 25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경제를 미국 중심의 선진국이 주도하면 국내 수출기업의 이익이 늘어나고 증시도 본격 강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미국은 주택이나 고용지표 등에서 경기회복세가 뚜렷하고 제조업 등이 살아나면서 민간 주도 경기회복을 보이고 있다. 유럽도 경제위기 타격에서 벗어나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경기 회복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지면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 이동) 현상이 더욱 강화되고 신흥국 중 투자 매력도가 높은 한국이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깔려 있다.
하지만 지난해 처럼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엔화 약세, 글로벌 경기 회복의 진행 과정에 따라 또다시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월 850억달러인 채권 매입액을 내년 1월부터 750억달러로 줄이는 테이퍼링에 착수한다.
시장은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측면이 있다고 보지만 미국 경기 개선을 고려해 테이퍼링 규모가 확대되거나 양적완화가 종료되면 시장 불안감이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엔화 약세도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아베노믹스` 이후 본격적으로 상승한 달러·엔 환율은 12월 들어 105엔대에 진입했다. 일본이 경기 부양을 위해 엔저를 계속 유도할 수 있고, 미국 테이퍼링 영향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엔화 약세는 더 심해질 수 있다. 한국 수출기업의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고 결국 증시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변수는 증시를 이탈하고 있는 개인투자자의 시장 복귀 여부다. 지난해 개인투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6390억원, 코스닥시장에서는 6213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5년째 순매도를 기록해 개인투자자의 증시 이탈이 계속됐다. 개인 거래대금 비중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별 연간 매매 추이가 공식 집계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 비중은 46.51%로 2012년보다 4.34% 포인트 낮아졌다. 코스닥시장 비중도 88.91%로 작년보다 2.73%P 떨어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의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는 개인투자자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며 “개인투자자의 시장 복귀를 유인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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