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닌 기계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뉴욕타임즈
“기계와의 마라톤이 시작됐다. 기술 변화를 따라 잡으려고 하는 미숙련 근로자들의 사투.” -이코노미스트
“MIT의 전망:안드로이드가 당신의 일자리를 뺏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최근 세계 주요 언론에 등장한 기사 제목이다. 옥스퍼드마틴스쿨은 향후 20년 내 미국 직업의 45%가 자동화로 사라진다는 전망을 내놨다. 기술 발전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빈부격차를 더욱 심하게 만드는 팍팍한 현실이다. 우리는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해야 할 것인가.
◇인간을 대체하는 기계=2010년 10월 구글은 도요타 프리우스를 개조해 자율주행 자동차를 선보였다. 운전자 없이 1000마일 이상 주행에 성공했다. 이 차는 인간 운전자보다 주변 상황을 더 잘 파악하고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며 환경 변화에 더 빨리 반응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단 한차례의 사고도 없이 완벽하게 복잡한 시내 도로를 주행한다.
2011년 2월 IBM이 만든 슈퍼컴퓨터 `왓슨`이 제퍼디쇼에 출연해 역사상 최고 성적을 올린 두 명의 인간과 퀴즈 대결을 벌였다. 3일간 두 차례 대결을 벌인 결과, 왓슨은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둔 경쟁자에 비해 3배가 넘는 상금을 벌어들이며 우승했다.
아마존은 가까운 시일 안에 날개 8개 달린 소형무인기 `드론`으로 배송 혁명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심지어 로봇은 통역과 번역은 물론이고 신문 기사까지 작성하고 법률 문서의 분석과 의사의 진단 영역까지 파고들었다. 진화하는 기술로 인간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기계와 경쟁하는 시대다.
◇인간의 미래 이렇게 준비하라=산업 혁명은 생산직 근로자를 판매직과 같은 서비스업으로 쫓아냈다. 정보 혁명은 자동현금입출금기, 무인판매점, 자동응답기 등을 대중화시키면서 판매직 근로자 일자리를 줄였다. 정보 혁명 이후 컴퓨팅 기술과 하드웨어 분야에서 이뤄진 혁명적인 발전은 이제 전문직 일자리까지 넘본다. 인간 고유의 지각 능력과 판단력이 필요한 부분에까지 컴퓨터 능력이 인간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미국 MIT대학 교수 두 명은 현재 장기 불황과 빈부 격차가 바로 급격한 기술 발전에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에 비해 교육 시스템과 정책 변화의 속도가 너무 늦어 실업과 부의 편중이 심화됐다고 주장한다. 두 저자는 수년간에 걸친 연구와 조사로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19가지 실천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19개 대안은 △교육 △기업가 정신 △사회 인프라 △법과 규제 총 4가지 분야로 나뉜다. 대안의 핵심은 중산층에 대한 교육과 투자 증가로 기술 발전 혜택을 이들에게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다. 이래야 경기가 부양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 교육과 정책의 초점을 작지만 글로벌하게 활동하는 `마이크로멀티내셔널` 기업 확대에 둬야만 장기 불황 그늘에서 벗어난다.
기술 발전으로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를 지우려면 범용기술 발전 혜택을 많은 사람이 누려야 한다. 창의력과 같은 인간 고유의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과 제도적 전환을 시급히 손질해야 한다.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매카피 지음. 정지훈·류현정 옮김. 틔움 펴냄. 1만2000원.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