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깊이읽기]네 남자친구가 제일 문제다

[전자책 깊이읽기]네 남자친구가 제일 문제다

나는 부동산 불황 보다, 정권이 바뀌는 것 보다 연애와 결혼이 더 절박하다. 남의 연애는 늘 부럽다. 후배는 남자친구가 사줬다는 명품백을 들고 나타났고, 동기는 외제차 타는 남자를 만난단다. 친한 동생은 대기업에 다니는 남자와 열애 중이고, 아는 언니는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로맨틱한 청혼을 받았단다.

남의 연애는 반짝반짝하는데, 내 연애는 왠지 시들시들하다. 내 남자친구는 사귈수록 속도 좁고 콤플렉스도 많은 것 같다. 예전처럼 멋진 데이트 코스를 준비해 오지도 않고 만나면 지루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결혼을 하면 꼭 나와 하겠단다. 그러면서 로맨틱한 청혼을 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내 연애는 더 이상 달콤하지 않다.

`내 남자, 이대로 계속 만나도 괜찮은 걸까?`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저자 김성덕 PD는 바로 당신을 위해, 여자의 편에서 남자를 고발하기에 적격이다. 그는 `남자셋 여자셋` `세친구` `롤러코스터 남녀탐구생활` 등을 연출하며 남녀 연애와 심리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왔다. 그는 이들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온갖 연애 전문가, 결혼 전문가, 심리학자, 사회학자들을 직접 만나 취재하고 각종 연애도서를 섭렵했다. 덕분에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디테일한 남녀 심리를 코믹하게 풀어내어 온 국민의 공감을 얻어낸다. 김 PD는 카이스트에서 공학 석사를 수료하며 진화 심리학을 비롯한 과학 전반의 배경지식을 폭넓게 쌓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남녀의 본능과 본성에 관한 과학적 배경과 해석을 얻을 수 있었다.

김 PD는 `그 놈 만나지 마라` `1달 유예기간을 주고, 조건 내걸고 조련해 봐라` `그렇게 좋으면 네가 먹여 살려`하는 식으로 대놓고 이야기한다. 솔직하고 현실적인 조언에 낮밤 가리지 않고 각종 상담을 하려는 사람들의 전화와 만나자는 요청이 끊이질 않는다.

이 책은 예술 석사와 공학 석사 학위를 모두 획득한 솔직하고 감성적이며 과학적 마인드를 가진, 좀 놀아본 오빠 혹은 아저씨가 연애와 결혼에 마음을 끓이는 여성을 위해 쓴 체크리스트다. 김 PD는 최대한 여자들이 남자를 제대로 알고 연애나 결혼을 대처할 수 있도록 당장 행동에 옮겨도 문제없을 직설적인 조언을 한다. 그의 글을 본 이광형 KAIST 미래전략대학원장은 그를 `(남자들의 속성을 다 고자질하는) 배신자`라고 불렀을 정도이니 이 책에서 얼마나 속 시원하게 남자의 속성에 대해 고발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김성덕 지음. 과학동아북스 펴냄. 9800원.

제공:북큐브네트웍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