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가상화, 세상을 바꾸는 `분신술`

서장원 레드벤드소프트웨어코리아 사장
서장원 레드벤드소프트웨어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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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인터넷 기반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가상화는 이미 IT 환경과 분리할 수 없는 기술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웹 페이지부터 개인이나 기업의 스토리지, 서버와 같은 백엔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가상화 기술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특히 서버 가상화는 2000년 이후 사내 및 클라우드 환경에서 대부분의 서비스를 지원하는 실질적인 표준이 된 상황이다.

가상화 기술은 완벽한 영역 분리를 통해 보다 높은 수준의 보안과 안전한 관리를 지원함은 물론이고 추가로 물리적인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준다. 실제로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들은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에 가상머신(VM)을 구축하고 있다.

간단하게 가상 서버 계정을 추가 생성하는 것만으로도 수백만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확장이 가능하다. 하나의 몸을 여러 개로 나눠 몇 배의 역량을 발휘하면서도 적의 공격에 완벽하게 대비하는 `분신술`이 IT 환경에서는 실제로 구현 가능한 것이다.

가상화 기술은 보안성, 시간 효율성, 비용 절감과 같은 강점을 앞세워 모바일·자동차·사물지능통신(M2M)·임베디드 컴퓨팅 등 전방위로 그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모바일에 가상화를 적용하면 기업은 정보보안과 개인 프라이버시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직원들이 개인의 스마트 모바일 기기를 업무에 사용하는 BYOD(Bring Your Own Device) 트렌드는 업무의 효율성과 기업 보안정책 간 충돌을 초래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바일관리솔루션(MDM)이나 업무용 앱을 별도의 공간에 격리시키는 앱컨테이너 방식 등이 적용되고 있지만 주로 기업 보안 강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등한시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모바일 가상화를 적용하면 두 개의 독립적인 운용체계를 설치해 하나의 기기를 개인용과 업무용으로 구분해 사용하도록 해 개인적인 용도와 기업 입장에서의 보안 관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 기기 제조업체들도 가상화 기술을 이용해 하드웨어를 통합하고 모뎀 소프트웨어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를 단일 칩에 구동해 스마트폰 가격을 최고 50달러까지 낮출 수 있다.

자동차와 IT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자동차용 가상화 기술도 주목을 받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차내 인포테인먼트부터 내비게이션, 텔레매틱스,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컴퓨터 시스템 기반의 첨단 서비스들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 또 안전과 직결되는 자동차의 특성상 브레이크 등 핵심 기능을 제어하는 주요 시스템 환경을 분리하고 전자장치에서 야기될 수 있는 보안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자동차 가상화는 고사양·저사양의 시스템을 통합해 동일 하드웨어에서 구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케이블이나 하드웨어의 중복사용을 방지한다. 이를 통해 연료 및 배터리 소모를 줄여 궁극적으로 비용 절감과 완벽한 시스템 보호를 지원한다.

가상화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모든 사물이 하나로 연결되는 `만물 인터넷` 시대에서도 다양한 시장의 요구에 맞게 다기능 소프트웨어 스택을 안전하게 구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임베디드 컴퓨팅에 적용돼 ARM 기반 데이터센터 등을 통해 저전력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도 있다.

이처럼 가상화 기술은 이미 보이지 않는 곳곳에 적용돼 우리의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만들고 있다. 가상화가 서버 기술에 미친 영향을 고려해 봤을 때, 다양한 산업 분야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는 가상화 기술이 가져올 변화는 실로 거대하다. 점점 진화하고 있는 가상화 기술이 앞으로 어떤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지 기대된다.

서장원 레드벤드소프트웨어코리아 사장 John.Seo@redbe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