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를 뜻하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갑오년 말띠 해가 밝았다. 지난해는 주춤거린 한 해였다. 새해는 말과 같이 빠른 속도로 달려가길 바라며 새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 예측해보자.
우선 종합적인 관점에서 창조경제가 방향을 잡고 나아갈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는 창조경제가 무엇인지를 놓고 토론만 하다가 1년을 보냈다. 이제 국민 대부분이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발전하는 데 창조경제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창조경제를 이끌어 가는 데 ICT와 다른 분야의 융합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대표적인 ICT 융합 분야는 법 통과를 앞두고 있는 원격의료, 전력 문제를 해결하는 스마트그리드, 스마트 카, 스마트농업, 국방과 ICT 융합 등 다양하다.
우리 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스마트폰의 성장세는 크게 둔화하고, 스마트 기기의 운용체계(OS)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안드로이드, iOS, 윈도모바일이 주류를 이룬 시장에 2월이면 삼성과 인텔이 야심적으로 추진해 온 타이젠이 합류할 예정이다. 파급력이 어느 정도일지 관심사다. 휘어진 스마트폰은 기대 이하인 듯하고 구글 글라스와 갤럭시 기어, 아이와치 등 웨어러블 기능이 새해에는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본격 상용화될 LTE-TDD도 관심사다. 우리나라 와이브로가 7년 전에 이 방식으로 이미 상용화돼 TDD 방식에서는 원조다. 원조를 밀어내고 이 방식을 허용하게 될지, 어떤 서비스를 수용하게 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LTE망이 확대 보급되면서 VoLTE서비스가 상반기 보급될 예정이다. 음성서비스는 데이터와 분리해 제공해왔는데 음성 데이터 통합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트래픽이 폭주해도 문제없이 고품질 서비스를 할 수 있을지 염려됨과 동시에 기대도 된다.
무선 전력전송이 한발 더 가까이 다가올 것 같다. 그동안 이용해 온 자기유도방식은 도달거리가 5㎜에 불과했는데 최근 개발된 자기공진방식은 도달거리가 1m 이상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한다. 휴대기기는 물론이고 가정에서 사용하는 모든 가전기기에 선을 연결할 필요가 없게 되니 획기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방송 분야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안경을 착용해야 볼 수 있는 3D 방송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초고선명 UHD 방송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TV에 UHD 기능을 빠르게 탑재하고 있고 경쟁 또한 치열하다.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케이블 방송 사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케이블방송사업자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가입자 규모를 전체 가입자의 3분의 1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데, 그 대상을 전체유료방송가구 기준으로 확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가입자를 최다 320만가구만큼 늘릴 수 있게 돼 SO의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수 있다.
그 사이 별로 진전이 없었던 사물인터넷(IoT, M2M)이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 교환 주체는 지금까지 사람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앞으로는 사물 중심으로 이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가 변곡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은 우리나라 ICT분야에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해다. 세계 193개국 ICT 분야 최고 의사결정자인 장차관 및 고위 관료와 전문가 3000여명이 참석하는 ITU 전권회의가 오는 10월 부산에서 열린다. ICT 엑스포 행사도 병행해 열릴 예정이다. 우리나라 ICT 위상을 국제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임주환 고려대 세종캠퍼스 객원교수 chyim1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