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가안보국(NSA)이 모든 암호를 해독할 양자 슈퍼컴퓨터를 개발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각국 정부는 NSA 감시를 피할 방패로 양자 암호(Quantum Cryptography)에 관심을 쏟고 있는데 이를 뚫을 창 역시 양자인 셈이다. 양자 대 양자의 대결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공개한 문서를 인용해 NSA가 암호 해독용 양자 슈퍼컴퓨터를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양자 슈퍼컴퓨터는 기존 슈퍼컴보다 수십억배 빠른 천문학적 연산 속도를 자랑한다. NSA는 `단단한 목표물 관통(Penetrating Hard Targets)`으로 불리는 프로젝트에 7970만달러(약 838억원)를 투입했다. 프로젝트는 메릴랜드 칼리지 파크에 위치한 실험실에서 이뤄진다.
과학자는 수십년간 NSA와 같은 암호 해독이나 효율적인 신약 개발을 목적으로 양자 컴퓨터를 개발해왔다. 물리학자와 컴퓨터 과학자들은 NSA가 최고 민간 연구소 연구보다 진보한 기술을 가졌을지 의문을 표시했다. 스콧 아론손 MIT 전기공학&컴퓨터 사이언스 교수는 “NSA는 현실에서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을 아무도 모르게 해왔다”고 말했다.
양자 컴퓨터는 이론적으로 현존하는 모든 암호 해독이 가능하다. 대규모 양자 컴퓨터는 1024비트로 암호를 매우 빠르게 풀 수 있다. 몇몇 인터넷 기업이 2048비트 암호화를 추진 중이지만 양자 컴퓨터는 이 암호 역시 해독한다. 과연 NSA가 얼마나 빨리 양자 슈퍼컴퓨터를 구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최소 10년이 지나야 대규모 양자 슈퍼컴퓨터 개발을 완료할 것으로 예측했다.
몇몇 기업은 작은 규모 양자 컴퓨터를 개발했다고 주장한다. 캐나다 D웨일시스템스는 2009년부터 양자 컴퓨터를 만들었다. 회사는 2012년 구글과 미항공우주국(NASA) 등에 1000만달러짜리 양자 컴퓨터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