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애플·이베이 등 글로벌 IT기업의 세금을 충분히 걷지 못해 `세금 노다지(tax bonanza)`라 비판 받는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2012년 영국 정부가 애플·이베이·마이크로소프트·야후·페이스북·아마존·구글 등 미국 IT기업 7곳에서 걷은 법인세는 5400만 파운드(약 936억원)에 불과하다. 150억 달러(약 15조8250억원)에 달하는 이들 회사 매출 규모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수준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국제적 조세규범 마련의 시급성을 더해준다는 지적이다.
낮은 조세 실적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1년 전 외국 기업이 영국에서 더 높은 세금을 내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마거릿 호지 영국 하원 공공회계위원회 위원장은 이 수치가 비관적이라 평가하면서 정부가 글로벌 IT기업에 세금 노다지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요 IT기업은 이 보도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조세법을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신문은 IT기업이 상대적으로 납세를 적게 할 수 있는 이유가 아일랜드나 스위스, 룩셈부르크 등 낮은 조세율을 적용하는 국가에서 집중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기 때문에 영국에서 손을 쓸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해외 활동으로 발생한 수익에 대한 조세율이 10% 미만이며 애플과 구글, 이베이 등은 5% 이하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9월 G20 정상회담에서 애플과 구글, 스타벅스 등 다국적 기업의 탈세 행위가 도마 위에 올라 새로운 국제규범 확립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이탈리아에서 오는 7월부터 온라인 광고에 새로운 세금을 적용하는 법안을 지난주 통과시켰으며 프랑스는 온라인 기업에도 `문화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