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美 경제 나아질 것"…낙관론 확산

전미경제학회에 참석한 주요 석학이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내비쳤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4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협회(AEA) 연례총회 기조연설에서 “올해 미국 경제 전망이 한층 밝다”고 내다봤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브대 교수도 이날 “올해는 지난 몇 년에 비해 훨씬 나아질 것”이라며 “적절한 정책만 취하면 가까운 미래를 비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고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 행정부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직을 수행한 석학이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아직 위험 요인은 남았지만 미국 재정 위기가 안정돼 회복이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년간 주식과 집값이 상승하고 미국 가계부가 8조 달러(약 8440조원) 증가했다며 근거를 제시했다.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과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도 올해 미국 경제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큰 틀에 동의했다.

완전히 경기가 회복하려면 더 많은 조처가 필요하다고도 지적한 버냉키 의장은 연준의 정책이 정상화에 주효했다고 부연했다. 8년간의 중앙은행장 재직 기간 중 일어난 글로벌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를 돌아보며 연준이 경기 회복과 고용 창출을 위해 `변칙적인 통화 정책(UMP)`을 잇따라 내놨다고 언급했다. 금리 인하, 3차례 양적완화(QE) 단행,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시행 등을 두고 이른 것이다. 그 덕에 2009년 10%대였던 미국의 평균 실업률이 최근 7%대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12월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키로 한 것은 노동시장의 본질적 개선이라는 목표에 근접했음을 반영한 것으로 경기가 전적으로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몇 분기내 경제가 성장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설명했다. 미국민의 재정 상태가 나아지고 주택 판매 전망도 밝으며 연방정부의 지출 삭감(시퀘스터)이나 증세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 부연했다.

연준은 이를 반영해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월 850억달러 규모인 채권 매입 액수를 750억 달러로 줄이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착수 결정을 내렸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