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발전하는 동부 연해 지역과는 동 떨어진 서부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1999년 장쩌민 주석 시절 `서부 대개발` 프로젝트가 처음 제안됐다. 그 이듬해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프로젝트가 구체화됐다. 하지만 서부 대개발 프로젝트는 낙후된 서부 지역을 개발해야 한다는 뜻도 있었지만 동부 연해의 부족한 자원을 서부에서 개발해 보내주려는 의도가 더 컸다. 남부 수자원을 북부로 보낸다든가, 서부 천연가스를 동부로 보내는 식이다. 이를 위해 도로·철도·발전과 같은 기본적인 인프라가 구축됐다.
서부 대개발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2010년부터다. 중국은 이 지역에서도 특정 경제권을 중심으로 개발을 추진한다. 경제 개발에는 인프라도 필요하지만 충분한 인구가 뒷받침돼야 한다. 몇 개의 도시를 묶어 경제구를 지정하는 이유 중 하나도 동부 연해보다 떨어지는 인구를 메워주기 위해서다. `청위(成〃) 경제구`, `관중(關中)-텐수이(天水) 경제구`, `광시(廣西) 베이부완(北部灣) 경제구` 등이 서부 개발을 대표하는 전략 개발구다.
가장 먼저 개발 자원이 집중된 지역은 충칭이다. 충칭은 베이징·톈진·상하이와 함께 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다. 청위 경제구는 서부 핵심 도시인 충칭과 쓰촨성 성도인 청두를 중심으로 인근 38개 도시를 묶은 경제구다. 이들을 합친 인구는 동부 연해 도시 수준인 1000만명을 넘어선다. 풍부한 노동력은 이 지역을 빠르게 발전시켰다. 자동차·의료기기·에너지 등의 생산 시설이 무서운 속도로 들어섰다. 글로벌 기업들도 나섰다. 델은 지난 2010년 9월 “청두에 3000명 규모의 운영 센터를 건립하는 등 향후 10년간 1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PC 조립 공장을 지어 운영 중이다. 인텔은 상하이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 공장을 청두로 통합했다.
`관중-텐수이 경제구`는 산시성 성도 `시안`을 중심으로 한다. 산시성과 간수성의 여러 도시들을 아우르는 서북부 내륙 경제권으로, 특히 훌륭한 교육 인프라를 자랑하는 시안은 서북부의 연구개발(R&D) 거점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된 곳이기도 하다.
`광시-베이부완 경제구`는 서부 지역 중 유일하게 바다를 끼고 있어 아세안(ASEAN)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다.
서부 대개발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50년까지 서부 지역을 고르게 발전시킨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철용 LG경제연구원 중국연구소 연구위원은 “향후 20년간 서부 내륙은 고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서부 지역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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