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2014년엔 신흥경제국 민트(MINTs) 뜬다`

`브릭스(BRICs)보다 민트(MINTs)의 활약을 주목하라.`

새해 신흥국 시장에서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을 지칭하는 브릭스를 제치고 멕시코,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터키를 묶은 단어인 민트 국가가 급부상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2001년 신흥 경제국을 묶어 브릭스(BRICs)란 신조어를 만든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은 6일(현지시각) 영국 BBC에 출연해 올해는 민트 국가를 경제 신흥국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닐은 민트 국가가 가진 강점으로 풍부한 인구를 꼽았다. 터키를 제외한 3개국의 인구는 각각 1억명을 넘는다. 인구만으로 인도네시아가 세계 4위, 멕시코가 11위, 터키는 17위다. 4개국을 합하면 총 5억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거대한 시장이다.

경제 성장에 유리한 인구 구조도 강점으로 분석됐다. 고령화에 시달리는 선진국과 달리 젊은 층이 많아 노동인구 증가율이 높다. 풍부한 자원을 갖춰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공통점도 강조됐다. 멕시코와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는 모두 산유국이다.

지리적으로 교역에도 유리하다. 터키는 아시아와 유럽의 가교 국가로 동서 교역의 관문이다. 멕시코는 미국과 남미를 연결하는 중심부에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2대 시장인 중국이 지척이고 동남아시아의 중심이다. 나이지리아도 유럽과 가까운 아프리카의 관문국이다.

오닐은 민트 국가가 브릭스처럼 협력체를 만들어 영향력을 확대하면 GDP가 두 자릿수 수준으로 급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직은 브릭스보다 경제 규모가 작지만 결코 무시할 상대가 아니다. 2012년 GDP 규모로 인도네시아는 세계 16위, 터키는 17위다. 터키는 2002~2011년까지 연평균 5.2% 성장을 기록했다. 멕시코 GDP는 2012년 1조1800억달러(14위)에서 2050년에는 6조9500억달러로 6배 정도 증가해 세계 8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나이지리아는 같은 기간 GDP가 2600억달러에서 4조9100억달러로 19배나 늘어 13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민트 국가가 극복해야 할 과제도 동시에 지적됐다. 나이지리아는 에너지난 해결, 터키는 정치적 안정과 이슬람 문화와 서양 문화의 조화, 인도네시아는 정치 지도력 극복과 인프라 확대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오닐은 민트 국가가 이런 과제를 해결한다면 30년 뒤에는 미국, 중국에 이어 브릭스 국가 등과 함께 10대 경제강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브릭스에 이은 민트 국가의 급부상에 한국은 밀린다는 예측도 함께 나왔다. 세계은행과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GDP 순위가 15위에서 2050년 20위 밖으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