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매출 5조 첫 도전…올해 글로벌 원년 분수령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올해 매출 5조원 달성이라는 과제에 도전한다.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 성과가 관건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올해 매출 증대에 집중한다. 수년째 3조원대 머물러 있는 매출을 5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단기 목표다.

이동통신 기지국과 셋톱박스 등을 주력으로 한 네트워크사업부 지난해 매출은 3조5000억원 수준으로 타 사업부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이다. 매출 발생 지역도 대부분 국내에 머물렀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그룹 내에서 전통적으로 매출 부서는 아니었다. 단말 사업을 보조하는 시스템사업 성격이 강했다.

삼성전자 출신 한 관계자는 “네트워크사업부가 이익이 나쁘지 않았지만 매출을 담당하는 부서는 아니었다”며 “하지만 최근 사업부장을 사장으로 승진 시키는 등 독자적인 존재감을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김영기 사업부장이 승진하면서 사업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사장을 배출했다. 종전까지는 부사장이 최고 직책이었다. 회사 내 사업부 위상이 높아진 셈이다.

삼성전자가 네트워크사업부에 힘을 싣는 까닭은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과 무관치 않다. B2C 영역인 휴대폰이나 가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 변화가 작고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집중도가 작아 타 사업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것도 주요 이유다.

존재감 상승에는 김영기 사장의 개인 캐릭터도 한몫했다. 김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 등 회사 수뇌부와 수시로 차세대 이동통신기술과 사업방향을 논의할 만큼 적극적인 성향을 지닌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통신장비사업을 단말을 보조하는 역할에서 미래 먹거리로 부각시키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의욕적으로 새출발한 네트워크사업부의 성패는 글로벌 진출에 달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네트워크 사업부는 김 사장이 사업부장을 맡은 2010년 이후 세계 시장을 지속적으로 두드렸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중동과 북미, 유럽 일부 지역 통신사에 롱텀에벌루션(LTE) 기지국을 공급했지만 대형 통신사 사업 수주 실적은 없었다. 화웨이, 에릭슨, 알카텔루슨트 등이 포진한 중국에서도 진입에 애를 먹고 있다.

시분할 롱텀에벌루션(LTE-TDD) 구축 사례를 만들기 위해 국내에서 제4이동통신 사업에 힘을 쏟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작년 중국 선전에 이동통신연구소를 세우고 현지 인력을 고용해 중국향 장비를 만드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타진 중”이라며 “올해는 기존 투자가 성과를 내야하는 시기로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글로벌 진출과 장기 성장 발판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