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중국 비디오 게임기 시장 빗장이 풀렸다. 과연 게임기 업계에 새로운 `엘도라도`가 될 것인가. 장밋빛 전망을 내놓긴 어렵다.
중국 시장은 해적판이 판치는데다 무료 PC·모바일 게임이 점령했다. 비디오 게임기 판매를 허가했지만 여전히 제조사가 넘어야 할 규제가 산더미다.

8일 중국 국무원은 상해자유무역지구(FTZ)에서 생산한 해외 비디오 게임의 중국 내 판매를 일시적으로 공식 허용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830억위안(약 14조6000억원) 규모 비디오 게임 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개방에도 시장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보도했다.
가장 큰 문제는 달라진 중국 게임 사용자 성향이다. 대다수가 무료 PC·모바일 게임으로 옮겨갔다. 로이터는 “이미 PC·모바일 게임이 점령한 중국에서 마이크로소프트·소니·닌텐도 등 비디오 게임업체가 힘겨운 오르막길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비디오 게임 빈자리를 차지한 PC 게임은 전체 시장의 3분의 2를 점유했다.
로거셩 가트너 디렉터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중국에서 사업을 확장하려면 비즈니스 모델 변화가 필요하다”며 “무료 인터넷 게임이 운영으로 요금을 매기는 성공 사례를 연구해야 할 것”이라 꼬집었다.
무료 게임에 익숙해진 사용자에게 비싼 비디오 게임기 구입을 권하기 쉽지 않다. 로이터는 홍콩 증권사 CLSA를 인용해 “70% 이상의 중국 게이머 수입은 월 4000위안(634달러, 약 70만5000원) 이하”라며 “X박스 원 미국 판매가격이 500달러(약 53만원),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가 400달러(약 42만원)이며 새 게임 가격도 60달러(약 6만4000원)”라 비교했다. 매체는 베이징 인민대학생 23세 양안치 말을 인용해 “게임을 새로 사는데 200~300위안을 쓰는 것은 일반 게임 사용자에게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P2P 사이트 등을 이용해 게임 타이틀 해적판도 공공연히 유통된다. 로이터는 “다른 시장과 달리 수정된 불법 복제판이 널려 있으며 단돈 1달러(약 1000원)면 집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넷도 “얼마나 많은 게이머가 1달러면 살 수 있는 것을 60달러나 주고 구입 하겠나”라 반문했다.
여전히 남은 중국 정부의 규제도 걸림돌이다. 생산·판매되는 비디오 게임기는 중국 문화부의 검열을 받아야 하지만 아직 새 규제의 구체적인 기준도 불명확하다. 벤처비트가 인터뷰한 중국 시장조사 기업 니코파트너스의 리사 한슨은 “새 정책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며 “아직 지켜봐야할 단계이며 좋은 기회일 수 있지만 외부에서 기대하는 장밋빛은 아니다”고 전망했다.
한슨은 “여전히 규제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며 게임 기업의 판매·유통·콘텐츠·가격 정책 전반이 아직 `규정되지 않은` 중국 정부의 틀에 다시 맞춰져야 할 것”이라 내다봤다. 하드웨어의 세부 사양에 대한 검열도 이뤄지는데다 그 기준도 모호하다.
`해금령`이 일시적이란 점도 문제다. 중국 정부는 이번 해금에 `일시적인 조정`이라는 단서를 달았으며 언제까지 공식 판매가 가능할지 분명치 않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