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인수 아마존, CIA와 6억달러 계약…"공정보도 훼손"

미국 유력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를 인수한 제프 베조스 회장이 이끄는 아마존닷컴이 미 중앙정보국(CIA)과 거액의 사업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WP의 보도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온라인 활동가 단체인 루츠액션(RootsAction)은 “워싱턴포스트는 큰 이해 충돌에 대해 독자에게 솔직히 밝혀야 한다”며 온라인 청원운동을 벌여 9일 현재까지 3만1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아마존닷컴은 최근 자료 저장 사업으로 CIA와 6억 달러(약 64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아마존닷컴의 CEO인 베조스 회장은 지난해 8월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해 화제가 됐다.

루츠액션은 “저널리즘의 기본수칙은 보도매체의 소유주가 보도대상과 주요한 재정적 관계를 맺고 있을 때 이를 알리는 것”이라며 워싱턴포스트가 CIA 관련 보도를 할 때 “워싱턴포스트의 소유주가 아마존의 소유주며, 아마존은 현재 CIA로부터 큰 수익을 얻고 있다”는 내용을 함께 보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오는 15일 워싱턴포스트 워싱턴 본부에 청원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마틴 배런 워싱턴포스트 편집장은 루츠액션과 주고받은 서신에서 워싱턴포스트가 CIA에 대해 보도할 때마다 아마존을 언급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를 벗어난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워싱턴포스트가 “CIA에 대해 매우 공격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며 콜롬비아 정부와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간의 투쟁에 CIA가 비밀리에 연루돼 있다는 폭로 기사, 전직 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미국 국가안보국(NSA) 기밀 폭로 기사 등을 사례로 들었다.

배런 편집장은 “CIA 관련 보도에서 아마존이나 베조스 회장이 연관되지 않고, 앞으로 누구도 연관되지 않을 것”이라며 “워싱턴포스트는 (언론)윤리를 엄격하게 지킨다”고 강조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