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시장의 레드오션화가 오히려 자극제가 됐습니다.”
이명철 키오스크코리아 대표가 말하는 투명디스플레이 사업 진출 배경이다. 키오스크코리아는 기업용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디지털 사이니지 업체로 국내 최초 투명냉장고를 만들었다. 1980년대 말부터 기업에서 프린터, 음성인터넷(VoIP) 팩스,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디지털 사이니지를 개발한 이 대표가 2010년 창업했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불황 타개책 일환으로 투명디스플레이 시장에 뛰어들었다”며 “힘들었지만 남보다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게 됐고 이는 우리만의 확실한 경쟁력이 됐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초기 투명디스플레이 제품 개발 과정은 난관의 연속이었다. 주문형 제작 방식으로 길이가 1500㎜ 두께 2㎜에 불과한 70인치 디스플레이를 손으로 직접 옮기며 제작했다. 우려도 많았지만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이 대표는 “2011년 처음 제품 개발 후 3개월 동안 전국 여러 백화점을 돌며 시연했다”며 “외부 자극이 많아 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전혀 변화가 없었고 이를 계기로 사업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최근 해외에서 키오스크코리아 제품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다. 해외 전시회에 선보이지 않았는데도 국내 행사에 참석한 해외 바이어의 입소문을 듣고 문의가 이어졌다. 현재 일본·필리핀·태국·사우디아라비아 업체와 수출을 협상 중이다.
이 대표는 “일본 바이어로부터 `그동안 본 투명디스플레이 가운데 최고`라는 극찬을 받았다”고 전했다. 키오스크코리아는 이를 계기로 지난해 일본 도쿄에 위치한 랜드마크인 스카이트리에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납품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투명디스플레이 시장의 높은 잠재력을 강조했다. “앞으로 투명디스플레이 시장이 큰 폭 성장할 것입니다. 한 통계에 따르면 2030년에는 전체 디스플레이의 40%를 투명 디스플레이가 차지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 대표는 “투명디스플레이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SW)와 콘텐츠가 함께 시너지를 내는 시장”이라며 “고객 요구에 맞게 빠르게 제작해야 하는 만큼 중소 벤처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도 당부했다. 이 대표는 “초기 구축 사례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많은 기업이 시장에 뛰어들 것입니다. 정부가 기회를 제공한다면 세계 시장에서 능력을 발휘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세계 시장에 투명냉장고를 보급해 대표적인 투명디스플레이업체로 기억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